트럼프, 이란에 핵·호르무즈 조건 강화 요구…"협상 일주일 더"

CNN "백악관 회의 뒤 수정안 전달…제재완화도 신중"
우라늄·제재완화 놓고 이견 지속…美 해상봉쇄도 계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있어 더욱 강력한 조건을 내건 수정안을 이란에 제안했다고 CNN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미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금요일(29일)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잠정 합의안을 놓고 참모진과 회의를 진행한 뒤, 수정안을 다시 이란 측에 보냈다.

트럼프는 수정안에서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의무에 대해 더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표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합의의 일환으로 이란에 제공될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정부 핵 합의 당시처럼 미국이 이란에 현금을 퍼줬다는 비판이 재연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주 초 이란과의 잠정 합의안에 대해 "대체로 마무리됐다"고 언급했고, 금요일에는 "최종 결정"을 위해 백악관에서 참모진과 회의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의 타결 임박 시사와는 달리 실제로는 핵 문제와 대이란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조율에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전날 미 뉴욕타임스(NYT)도 미국 당국자 3명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잠정 합의한 양해각서(MOU)를 승인하지 않고 더 강화된 조건을 담은 수정안을 이란 측에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60일 휴전 연장하에 군사 행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맞바꾸는 방안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시작한 군사 작전을 중단하는 대신, 이란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내용이다.

이란의 핵 문제와 같은 가장 첨예한 쟁점은 이번 합의에서 제외하는 대신, 연장된 휴전 기간 이뤄질 후속 협상에서 다루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서는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쟁 이전부터 이란 핵 협상은 진행됐던 만큼, 단지 협상을 이어간다는 조건의 합의라면 전쟁으로 얻은 게 대체 무엇이냐는 비판 목소리가 공화당 내에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핵 협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국과 이란 간 큰 간극이 존재한다.

트럼프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압수해 폐기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란은 해당 내용 자체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이란 측은 제재 완화와 같은 선제 조치가 없는 합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가시적인 행동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국영 매체를 통해 "우리의 유일한 기준은 우리가 상응하는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가시적인 결과를 먼저 얻어내는 것"이라며 "선(先) 조치 및 확실한 보장 없는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회 의장으로 재선된 갈리바프는 이날 의장단과 함께 공식 선서를 마친 직후 "적의 말과 약속은 신뢰할 수 없다"며 미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는 계속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감비아 선적 상선 '리안 스타'호가 지난 29일 오만만의 이란 항구로 향하던 중 미국의 봉쇄 조치를 위반해 20차례 이상 경고를 받았으며, 이에 미군이 선박 기관실에 미사일을 발사해 운항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