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호텔 청소노조, 임금 50% 인상…살인적 물가 악순환 시작
6년차 청소원 시급 61달러…치솟는 생활비 속 인상 불가피
소비자물가 상승 우려 커져…전국적으로 노조 영향력 ↑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뉴욕 호텔·게임 노조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 계약을 따냈다. 오는 7월부터 발효되는 새 계약에 따라 대부분의 근로자 시간당 임금은 50% 이상 오르며, 객실 청소원의 경우 6년 차에 최종적으로 시간당 61달러(약 9만2000원)를 받아 연봉 10만 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노조는 무료 의료 혜택을 유지하고, 주거·보육 지원 기금도 신설했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 호텔·게임 노조는 250여개 호텔 소속 조합원 3만명에 영향을 주는 임금인상 안을 체결했다. 노조 지도부는 “우리 조합원의 80% 이상이 가정의 주된 생계유지자”라며, 치솟는 생활비 속에서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뉴욕의 평균 월세는 4120달러(약 622만원), 보육비는 연간 2만6000달러(약 3923만원)에 달한다.
호텔 노조는 정치적 영향력도 막강하다. 노조 위원장 리치 마로코는 지난해 뉴욕주가 실업급여 상한을 72% 인상하도록 입법을 주도했고, 협상에서는 ‘객실 청소 면적 제한 법안’을 지렛대로 활용했다. 호텔 업계는 인건비가 40% 늘어난다며 반발했지만, 결국 노조가 승리했다.
다른 직종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롱아일랜드 철도노조는 30년 만에 파업에 돌입해 30만 명의 통근객 발이 묶였다. 노조는 인플레이션에 맞춰 4%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주말 협상 끝에 뉴욕주와 합의에 도달했다. 캐시 호컬 주지사는 “승객과 납세자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노동자 임금을 올리는 합의”라고 밝혔다.
아파트 관리인과 도어맨들도 시간당 4.5달러 인상과 무료 의료 혜택, 15% 연금 인상을 포함한 계약안을 검토 중이다. 한 도어맨은 “뉴욕에서 가족을 키우려면 최소한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호사 노조 역시 올해 초 최대 규모 파업을 벌여 12% 임금 인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간호사 플랜더시아 존스(62)는 “두 주마다 100달러 정도 더 받게 됐지만, 월세만 3000달러라 여전히 빠듯하다. 모든 게 너무 비싸다”고 토로했다.
사업자들은 이번 임금 인상이 호텔 숙박비와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노동 경제학자들과 노조 지지자들은 뉴욕시의 노조 승리가 다른 지역에서 재현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노조의 영향력은 최근 몇 년간 다소 강해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갤럽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노동조합에 찬성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09년 최저치인 48%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였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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