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조원대 이란 암호화폐 동결…제재우회 '검은돈' 정조준
이란, 호르무즈 해협 보험료도 비트코인으로…국가경제 적극 편입
"암호화폐는 흔적 많이 남겨"…미, 거래소 은행망 차단 카드 만지작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정부가 이란의 거대 암호화폐 네트워크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섰다고 폭스비즈니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 정권과 연계된 약 5억 달러(약 75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제재 회피를 위해 구축한 약 77억 달러(약 11조 5500억 원) 규모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겨냥한 조처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에만 3억4400만 달러(약 516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동결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와의 공조를 통해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특정 디지털 지갑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실행됐다.
이란은 미국의 금융 제재에 맞서 암호화폐를 새 수익 모델로 삼고 있다.
최근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선을 대상으로 '호르무즈 세이프'라는 디지털 보험 플랫폼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플랫폼은 보험료를 전액 비트코인으로 받는다. 달러 중심 국제 금융 시스템을 완전히 우회하려는 시도다.
이란의 암호화폐는 국가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2025년 기준 이란의 암호화폐 생태계 규모를 77억 달러로 추정했다. 일부 소규모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특히 전체 암호화폐 활동의 약 50%를 차지하는 혁명수비대는 이를 수단으로 무기 구매와 해외 공작 등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란의 암호화폐 활동을 충분히 추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리스 퍼킨스 250디지털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에 많은 흔적, 즉 '빵 부스러기'를 남기기 때문에 미국 법 집행기관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에 훨씬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모든 거래 기록이 공개된 장부에 남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완전한 익명성은 보장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폭스비즈니스는 미국이 자산 동결에 그치지 않고 더 강력한 제재 카드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란과 거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미국 은행 시스템에서 완전히 차단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는 사실상 해당 거래소의 달러 거래를 막는 치명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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