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갈등' 메르츠 獨총리 "내 자녀라면 美유학·취업 안 보낸다"
“극심한 양극화에 美사회 변질…고학력자도 취업 힘든 상황”
“좌파 미디어에 조종당해”…트럼프 측, 메르츠 총리 맹비난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미국 사회 분위기에서는 자녀에게 미국 유학이나 취업을 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지난 15일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열린 가톨릭 청년 행사에서 자신은 더 이상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미국을 매우 존경하지만, 현재 그 존경심은 커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깊게 양극화된 미국 사회의 빠르게 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유로 들었다.
이어 “오늘날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나는 자녀들에게 미국에 가서 교육을 받거나 일을 하라고 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또 “현재 미국에서는 아무리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라도 일자리를 구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그는 독일에 대해서는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며, 독일의 잠재력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세계에서 젊은 세대에게 이보다 더 큰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며 독일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 발언은 즉각 도널드 트럼프 진영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독일 대사를 지낸 리처드 그레넬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메르츠는 유럽판 ‘트럼프 불작 증후군(TDS)’의 대통령이 됐다”고 비꼬았다.
그는 메르츠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났을 당시에는 “매우 유화적이고 칭찬 일색이었다”며 이번 발언이 앞선 태도와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은 전략이 없는 지도자를 갖고 있으며, 그는 독일의 ‘각성(워크) 미디어’에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 알리스 바이델도 메르츠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정치적 분위기를 이유로 여행을 경고하면서, 정작 자국을 사회·경제적 파국으로 이끄는 총리가 타국을 비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과 유럽 간 무역 갈등,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문제 등이 겹치며 나토 동맹 내 긴장을 심화시키는 가운데 나왔다.
메르츠는 최근 독일 경제 침체를 타개하려 하고 있으며,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유럽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그는 앞서 미국이 이란과의 갈등 과정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발언해 트럼프의 반발을 산 바 있으며, 이후 미국은 독일 주둔 미군 일부 감축과 유럽연합(EU)산 자동차 관세 인상 조치를 발표했다.
메르츠는 이후에도 “대서양 관계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비판 발언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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