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바꾼 미중 협상 판도…中, 외교 우위 점했다

"中, 싸움 없이 이기는 중"…대만 문제 등에서 양보 받아내려 할 듯
"미중관계 '돌발변수' 이란 전쟁, 中 계획에 차질"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오는 14~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란 전쟁이 미중 협상 구도에서 중국에 상대적 우위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의 우방국이자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전쟁 국면에 대응하느라 외교적 부담이 커진 미국보다 협상력이 강화되면서 대만 문제와 수출 규제 등 주요 현안에서 양보를 이끌어내려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美, 싸우면서도 이기지 못하고 중국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중"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하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2026.05.06 ⓒ 로이터=뉴스1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들은 중국이 이란 전쟁 국면을 자국 외교적 영향력 확대의 기회로 신중히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단대학 미국학센터의 우신보 소장은 “만약 미국이 이란에서 우위를 점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훨씬 강한 협상력을 가졌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미국이 이란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고, 그만큼 중국과의 협상력도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초기에는 중국도 중동 불안과 친서방 정권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중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요르그 부트케 DGA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 그룹 파트너는 “미국은 싸우면서도 이기지 못하고, 중국은 싸우지 않고 이기고 있다”며 “중국이 에너지 비용 부담은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앞두고 전쟁 종식에 집중하는 만큼, 중국이 약화된 미국의 협상력을 활용해 주요 현안에서 양보를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패트리샤 김 연구원은 “중국이 활용할 협상 카드는 상당히 많다”며 “최근 몇 주간 전쟁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성과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전쟁 국면은 미중 외교 위상에도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공개적으로는 평화를 촉구하면서도 물밑에서는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압박을 이어왔다.

반면 미국은 서방 동맹국과의 공조 균열을 겪으며 외교적 부담이 커졌고, 일부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대만 관련 양보를 우선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신중히 다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중국은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완화,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주요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란戰, 꼭 중국에 유리하지 않을 수도…"'돌발 변수' 이란, 中 계획에 차질"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가 나란히 중국 베이징의 한 기술 기업 밖에서 휘날리고 있다. 2025.04.17. ⓒ AFP=뉴스1

다만 이란 전쟁이 중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확실성은 중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여전히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추이홍젠 전 외교관은 “이란 사태가 미중 협상 의제를 바꾸며 중국의 기존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문제가 갑작스럽게 미중 관계의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중국 입장에서도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란 전쟁 국면이 어느 한쪽에 유리한지와 별개로, 미중 정상회담은 향후 양국 관계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중국 소식통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어떤 국가 원수 방문과도 다르다”며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미중 관계 구조 자체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