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MI6 전 수장 "호르무즈 개방되겠지만 통행료는 낼 수도"

“트럼프 이란전쟁, 잘못된 판단…핵 의지 오히려 강화 가능성"
"세계 모든 정보기관, 이란 공격시 호르무즈 폐쇄 알고 있었다"

호르무즈 해협 이미지. 2026.03.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영국 비밀정보국(MI6)의 전 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결정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MI6를 이끌었던 존 소여는 BBC 라디오 4의 ‘투데이’ 프로그램에 최근 출연해 이번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과 달리, 오히려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이란 정권의 의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좋은 소식은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이 갈등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이란은 큰 타격을 입었고, 미국은 거짓된 전제하에 벌인 잘못된 전쟁으로 인해 값비싼 정치적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정권 교체와 핵 능력 파괴를 목표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소여는 "우리는 지난 25년 동안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없다면 관리해야 하며, 우리는 지난 25년간 그렇게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이란인들이 핵 야욕을 포기할 리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번 전쟁은 일부 이란인들에게 '정말로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화시켰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급조된 합의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계속해서 통제해야 할 장기적인 문제다. 폭격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한 민족의 열망을 없앨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선 미·이란 협상이 어떤 방식으로든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 번의 협상으로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없으므로 핵 문제는 뒤로 미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란은 이번 전쟁으로 내적으로 더 약해졌고, 많은 지도자를 잃었으며 군사력과 기지도 감소했다. 하지만 얻은 것이 있다면 혁명수비대(IRGC)의 내부 통제력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그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쥐고 있으며 이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 세계의 모든 정보기관은 이란을 공격할 경우 그들이 이라크 전쟁 당시 그랬던 것처럼 해협을 폐쇄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상선에 대한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보여주었듯, 선박을 위협하는 데는 최첨단 무기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해협 관리에 대한 특정 형태의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며, 선박들이 이란에 일종의 통행료를 지불하게 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