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선언한 트럼프 '1주일내 타결' 시사…이란은 딴소리 '안갯속'

美국무는 '작전 종료' 트럼프는 '거부시 폭격'…美정부 내부도 엇박자
이란 "美 희망사항일 뿐" 일축…시장은 종전 기대에 '사상 최고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당국이 6일(현지시간) 종전 협상을 두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상충하는 발표가 잇따르며 외교적 혼선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를 통해 이란이 합의 조건을 수용할 경우 군사 작전이 종료될 것이라면서도, "거부 시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폭격이 시작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어 몇 시간 뒤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승리했다(I think we won now)"고 선언했다. 또한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오갔고 합의 가능성이 크다"며, "얻어내야 할 것을 확실하게 얻어내는 중"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트럼프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으며, 실제로도 갖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다른 여러 사안과 더불어 이 점에 대해서도 이미 동의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폭스뉴스 앵커와의 통화에서도 이란과의 합의 타결까지 마무리하는 데에 1주일 정도를 예상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는 내주 14~15일 중국 방문 일정 전에 마무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 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반관영 이스나 통신을 통해 "미국의 제안을 검토 중이며, 최종 입장을 정리한 뒤 파키스탄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브라힘 레자이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근접했다는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보도를 부인하며 "현실이라기보다 미국의 바람(희망사항) 목록에 가깝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악시오스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엇갈린 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선 호위 작전(프로젝트 프리덤)을 갑작스럽게 중단한 다음 날 나왔다. 그는 이를 협상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는 이유로 설명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와 전쟁 종식을 목표로 한 수 주간의 외교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NYT는 또한 이란이 동의하지 않으면 이전보다 훨씬 강도 높은 폭격이 시작될 것이란 발언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과도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루비오 장관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이란 군사작전이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통령이 의회에 통지했듯, '에픽 퓨리'의 해당 단계는 끝났다"고 밝혔다.

내부의 의견 조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브링핑이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이제 '프로젝트 프리덤'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는데 몇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선박 보호 작전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에 대해 "최근 24시간 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작전 종료 선언과 폭격 위협 사이를 핀볼처럼 오가며 극심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의 진단도 냉정하다. 엘리자베스 덴트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충분한 계획 없이 시작된 전쟁이 메시지 혼선을 낳았다"고 짚었으며,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담당은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체계적인 정책이 아닌 즉흥적인 충동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세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일단 '평화'라는 키워드에 베팅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감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또한 평화 합의에 대한 기대 속에 급락하며 2주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