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자유 작전 중단…확전 위험 피하고 '대화 모드'
루비오 "에픽 퓨리 종료"…유가 폭등 및 '60일 제한' 규정 의식한듯
이란 외무 방중과 미·중 정상회담…호르무즈 위기, 고위급 외교전으로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항로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이를 이란과의 협상 진전에 따른 '전략적 재조정'으로 설명하며,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해법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확전 위험을 관리하는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는 기조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조치가 파키스탄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요청과 중재, 그리고 이란과의 협상 진전에 따른 "상호 합의"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최종 합의가 성사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짧은 기간 동안 프로젝트 프리덤을 일시 중단"하됨 해상 봉쇄 조치는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한 초기 군사 작전 '에픽 퓨리'가 종료됐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백악관 브리핑 약 3시간 뒤에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해당 작전이 목표를 달성하고 종료됐으며, 현재는 공격 중심에서 방어 중심으로 전환된 단계라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발언은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60일 제한' 규정을 피하고, 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등으로 악화한 미국 내 여론을 달래며 출구 전략을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루비오 장관은 이란 정권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고 양보를 요구하면서,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 특사가 외교적 해결책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프로젝트 프리덤'을 "임시적 조치"로 규정했다. 그는 국방부 브리핑에서 미국이 해협에 강력한 보호 체계를 구축했지만, 향후 다른 국가들이 점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작전이 장기 개입이 아닌 제한적 임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다만 군 당국은 현 상황을 안정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란의 공격이 휴전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어졌지만 전면전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며, 현 상황을 "제한된 충돌이 지속되는 상태"로 평가했다.
해협의 상황 역시 여전히 불안정하다. 전쟁 이전 하루 약 130척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미군 호위를 받은 소수 선박만 제한적으로 이동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엔 4척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고, 5일엔 통과 선박이 없었다고 전했다.
해운사들은 드론과 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정상 운항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S&P 글로벌의 중동·북아프리카 리스크 책임자인 잭 케네디는 NYT에 "이란은 여전히 비대칭 전력으로 해협 통항을 억제할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협 주변에서는 상선 피격과 미사일·드론 요격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란발 공격 위협에 대응해 방공 체계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미국의 작전 중단 발표를 "지속된 실패의 결과"라고 깎아내리면서 군사적 긴장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엑스(X)를 통해 "미국에 현재 상황은 견디기 어려운 국면이지만, 우리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대립 기조를 이어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군사적 확전 부담과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조정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즉각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BBC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강하게 반대해온 '프로젝트 프리덤'을 동결하는 조치가 이란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이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보다는 미·중·이란이 얽힌 고위급 외교 협상의 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방중에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아라그치 장관이 외교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으며, 이번 일정에서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양국 관계 및 지역·국제 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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