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先개방·後핵협상" 제안…트럼프는 '불만'(종합)
백악관 "국가안보팀서 이란 새 제안 논의"…봉쇄지속·군사작전 등 거론
핵협상 미루면 트럼프 전쟁명분 약화…"수용시 美승리 부정될 수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를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을 동시에 개방하며 전쟁을 끝내되, 핵 협상을 추후로 미룰 것을 미국에 제안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 제거를 전쟁의 핵심 목표로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제안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BC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런 내용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이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오늘 오전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했다. 회의는 현재도 진행 중일 수 있고 제안이 논의되고 있었다"며 "이 주제에 대해 머잖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다만 "이를 검토하고 있다(considering)고 말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명확한 입장과 대통령의 레드라인이 "매우 분명하게 제시됐다"고 말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이란의 이 같은 제안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양국 관리들은 "해당 제안은 미국에 봉쇄 종료를 요구하면서도 이란 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제쳐두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팀 회의는 미국이 봉쇄의 장기화를 통해 이란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을지, 그렇지 않다면 추가 군사 작전이 필요할 것인지가 논의의 핵심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리들은 봉쇄가 2개월가량 더 이어질 경우 이란의 에너지 생산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주어 합의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리들은 권력을 장악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입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경해질 것이므로 민간 인프라 등에 대한 추가 공격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봤다.
한 미국 관리는 "제안을 수용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의 핵심 목표가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해 왔는데, 이란이 호르무즈 봉쇄에 나서면서 국제유가 등 세계 경제가 크게 흔들리자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를 주요한 의제로 다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세계 경제에 대한 압박을 줄일 수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전쟁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양측이 해협을 먼저 개방하자는 제안에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을 해, 재개방에 초점을 맞춘 협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해협을 개방한다'는 의미는 '이란과 조율하거나, 허락을 받거나, 그렇지 않으면 폭파하겠다는 조건으로 해협이 개방되며 우리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해협 개방이 아니다. 그곳은 국제 수역이다. 우리는 이란이 국제 수역을 누가 이용할 수 있는지, 얼마를 내야 이용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체제를 정상화하거나 그러려는 시도를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로 예정됐던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 대표단의 파키스탄 방문을 취소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주말 파키스탄 관리들만 만나고 이슬라마바드를 떠난 뒤 이렇게 결정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당시 파키스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선(先)개방 및 후(後)핵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그들(이란)은 더 나은 내용이었어야 할 문서를 보내왔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내가 취소하자마자 10분 안에 훨씬 더 나은 새 문서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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