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여파에 '백악관 연회장' 필요성 부상…트럼프 "연회장만 있었어도"

마가 내에서 연회장 건설 목소리 고조…의원들도 건설 지지 동참
美법원, 연회장 건설에 제동…"의회 승인 없이 재건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국 주요 석유기업 경영진들과 회담을 앞두고 새 연회장 공사 현장을 창문 너머로 살펴보고 있다. 2026.01.09.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백악관 내 연회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날(25일) 워싱턴 D.C.의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에선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30대 남성이 총기와 흉기를 소지한 채 보안 구역을 들어가려다 총격전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을 포함해 만찬에 참석했던 정부 인사들과 참석자들은 대피했고, 해당 남성은 현장에서 비밀경호국에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백악관 연회장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젯밤 발생한 일은 우리 훌륭한 군, 비밀경호국, 법 집행기관, 그리고 각기 다른 이유로 모든 대통령이 지난 150년 동안 백악관 내 크고 안전하며 보안이 철저한 연회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요구해 온 정확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백악관에 건설 중인 군사 기밀급 연회장만 있었더라도 어젯밤과 같은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완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후 기자들에게 힐튼호텔에 대해 "특별히 보안이 뛰어난 건물이 아니다"라며 "방탄유리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그 연회장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힐튼호텔은 지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암살 미수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마가'(MAGA) 내에서도 이번 총격 사건을 계기로 연회장 건설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마가 지지자로 보이는 많은 계정들이 "이래서 백악관 연회장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고, 보수 성향 평론가인 메건 매케인도 "트럼프가 건설하려는 백악관 연회장에 대한 비판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획한 무도회장 건설을 위해 부분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2025.10.20. ⓒ 로이터=뉴스1

의원들 사이에서도 연회장 건설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팀 시히 공화당 상원의원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를 폭력과 암살 시도의 위협 없이 개최할 수 없다는 것은 수치"라며 이번 주 백악관 연회장 건설을 지지하는 법안에 대해 만장일치 찬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랜디 파인 공화당 하원의원은 "백악관 연회장에 대해 불평하는 소리는 앞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실내 행사 공간 부족을 이유로 백악관 동관(이스트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약 9만 제곱피트(약 2530평) 규모의 연회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최근 미 연방법원은 국가역사보존협회(NTHP)가 연회장 건설과 관련해 제기한 소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 백악관을 재건할 권한이 없다며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당시 리처드 레온 판사는 "백악관 부지와 대통령 본인의 안전 및 보안에 관한 정부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현재 백악관 옆에 큰 구덩이가 뚫려 있는 것은 대통령이 자초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만찬 행사의 보안 문제와 연회장 프로젝트를 결부시키는 것은 만찬의 실상이나 보안 사고의 구체적인 상황을 간과한 것이라며 경계했다.

특히 연회장이 건설되었더라도 행정부와 마찰을 빚어 온 기자단이 언론의 독립성 우려 등으로 인해 백악관 내에서 행사를 여는 것에 동의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