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해방' 잇는 진보단체 활동…美만찬 총격범 27일 법정 출석

160년전 링컨 지지 청년조직 이름 딴 '와이드 어웨이크'
범행 연관성은 불분명…자택 압색한 수사당국 "단독 범행인 듯"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 기자단 만찬에서 총격을 벌이려던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이 현장에서 제압당했다. 2026.4.2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장에서 총격을 퍼붓은 콜 토머스 앨런(31)이 에이브러햄 링컨 시대 청년정치조직과 같은 이름을 가진 진보 사회운동 단체 '와이드 어웨이크'(The Wide Awakes)의 회원이었다고 26일(현지시간)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앨런은 범행 전 가족 앞으로 보낸 선언문에서 "나는 더 이상 소아성애자, 강간범, 반역자가 내 손을 제 범죄로 더럽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범행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도덕적·종교적 의무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앨런의 여동생 아브리아나는 비밀경호국과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에 오빠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노킹스' 시위에 참석했고, '와이드 어웨이크'라는 단체의 일원이었다고 진술했다. 앨런과 와이드 어웨이크 사이의 정확한 관계는 조사 중이다.

와이드 어웨이크는 2020년 출범한 예술가 중심의 사회운동 단체로, 160년 전 링컨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활동한 공화당 청년 정치 단체의 이름을 계승했다. 이들은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사회적·정치적 문제에 참여하는 수천 명의 예술가, 문화 종사자,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표방했다.

과거 와이드 어웨이크는 1860년 3월 창설돼 주요 대도시에서 노예제 폐지를 지지하며 링컨을 지지하는 대규모 가두 행진을 벌였고, 남북전쟁 당시에도 많은 회원들이 북군에 입대해 활동을 이어갔다.

새로운 와이드 어웨이크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 등 반트럼프 정치 운동이 한창이었던 시기 설립돼 2020년 대선 전후로 전국적인 시민 행동을 추진했다. 현재도 인종 정의,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예술 기반 사회참여 활동을 조직하고 있다.

다만 수사당국은 아직까지는 이번 범행을 앨런 단독으로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와 범행 경위를 수사 중인 연방 당국은 이날 밤 늦게 앨런의 주거지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교외 토렌스의 주택을 압수수색했다.

앨런이 범행을 위해 사전 투숙한 힐튼 호텔의 객실 방에서 발견된 다른 메모에도 가족에게 보낸 성명과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현재 워싱턴DC 한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로, 27일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해 피고인에게 유무죄 여부를 묻는 기소인부절차를 밟게 된다. 앨런은 연방 공무원을 상대로 한 총기 사용 및 살인 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와이드 어웨이크 측이 웹사이트에 게시한 활동사진 (출처=와이드 어웨이크 웹사이트)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피격 사건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 '왜 계속해서 공격의 표적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신을 링컨에 빗대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에이브러햄 링컨 같은 인물들을 연구해 왔다.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이야말로 그들이 노리는 대상"이라며 "암살 시도나 실제 암살을 당했던 인물들을 보면 모두 매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말을 하긴 싫지만,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