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30척→8척→1척'…美-이란 봉쇄 대결에 멈춰선 호르무즈

전쟁 후 이란 관련 선박 300척 등 약 400척 제한적 통행…이란 원유 수출 유지
"13일 美봉쇄 후 이란 선박 통과 7척"…이란, 첫 선박 나포로 '지렛대' 과시

지난 12일(현지시간) 오만의 무산담주 해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모습. 2026.04.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사실상 제로 상태까지 떨어졌다. 전쟁 초기 제한된 수준이나마 꾸준히 이어지던 선박 통항은 지난 13일 미국의 '역봉쇄' 이후 급격하게 얼어붙었고, 양측의 선박 나포 사태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해운 데이터 업체인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 자료를 인용해, 3월 2일~4월 19일 모두 308척의 이란 관련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하루 평균 6척에 해당한다.

이는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해협에 대한 통제를 시작한 이후에도 자국 관련 선박을 통해 원유 수출이나 물자 수출입을 상당 부분 지속했음을 의미한다. NYT는 "미국의 봉쇄 이전에는 이란이 전쟁 전과 거의 같은 규모의 원유를 수출해 왔다"고 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란과 무관한 선박은 90척이 해협을 통과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3척에 불과하다고 로이드 리스트는 전했다.

NYT는 "최근의 선박 피격 전까지는 하루 평균 약 8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이는 전쟁 발발 이전 하루 평균 130척에서 급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면별로 나눠보면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미국이 지난 13일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 강화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이란 항만을 상대로 역봉쇄에 나섰다. 지난 19일에는 미군이 해협을 통과하던 이란 유조선 1척을 나포하기도 했다.

로이드 리스트는 13일 미국의 봉쇄 이후 이란 관련 선박 7척이 해협이나 미국의 봉쇄선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기준 모두 29척의 선박을 회항시켰다며 이란 관련 선박이 봉쇄를 돌파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척에 불과했다.

이튿날인 이날(22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화물선 3척을 공격해 'MSC 프란체스카'와 '에파미논다스' 두 척을 나포하면서 해협에서의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이란이 선박을 나포한 것은 지난 2월 말 전쟁이 발발한 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NYT는 미군이 이란 내 약 1만 3000개 목표를 타격하고 해상 봉쇄를 구축했음에도 이란이 해협을 장악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이란에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디펜스프라이어리티의 로즈메리 켈라닉은 이란의 선박 나포에 대해 "선박 공격 위협이 실제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해협 통항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향후 향방을 알려주는 지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여전히 해협과 관련해 강경한 자세를 보이면서 봉쇄를 풀 의사가 없는 듯 보인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를 "노골적인 휴전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해협 재개방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면 이란과의 합의는 불가능하다며 해협 봉쇄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