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다 엉망진창"…오락가락 트럼프에 백악관 내부도 절망

英텔레그래프 "트럼프 점점 과민해져…잠 안 자고 트루스소셜 글 올려"
"공식의사결정 체계 대신 충성파 측근만 의지…백악관 공황 상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농구 대회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6.4.21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길 반복하면서 이란 전쟁 종전 협상이 오리무중에 빠지자, 백악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행정부 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계획이 무엇인지도, 현재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며 "모든 것이 그저 거대한 엉망진창이고 책임지는 사람도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식통 역시 "트럼프가 점점 과민해지고 있다"며 "수면 시간은 줄고 트루스소셜에 검토되지 않은 게시물을 올리고 있는데, 대통령에게 '소셜미디어 활동을 자제하라'고 만류한 보좌관들도 말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걸프 지역의 한 외교 소식통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파키스탄 등 중재국의 종전 합의 도출 노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소식통은 "그의 게시물들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지만, 나쁜 면은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모든 트윗 뒤에는 게시 이유가 있는데, 종종 주식시장과 연관돼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4~6주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전쟁은 전 세계에 상흔을 남기며 7주를 넘겨 8주를 향해가고 있다.

국외 개입과 전쟁에 반대해 온 JD 밴스 부통령과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 가운데서도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극도의 불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은 공황 상태다. 아무도 우릴 구하러 오지 않는다는 것을, 유럽인들은 나서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제 우리 스스로 이 상황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에게 주어진 숙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인내심은 바닥나고 있고, 더는 이 문제(전쟁)를 다루고 싶지도 않다고 주변에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 등을 통해 간헐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들은 혼란을 더욱 부추긴다.

일례로 1차 종전 협상 당시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끈 밴스 부통령의 2차 협상 동행 여부를 두고도 메시지가 엇갈렸다.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아침 뉴스 프로그램에서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안보상의 이유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에 갈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밴스 부통령은 여전히 백악관에 머무른 채였다.

이를 두고 전직 관리들은 통상 전시 상황에서 행정부의 의사 결정 체계 대신 직감과 '충성파 측근들'의 조언에 의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향성이 드러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의 행태는 미국의 의사 결정을 전통적으로 뒷받침해 온 길고 체계적인 국가안보회의에 대한 인내심이 거의 없음을 드러낸다"며 "그는 사건이 전개되는 대로 반응하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이는 1기 임기 동안 보좌관들이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던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그런 일(전통적 방식의 의사 결정)은 이제 더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트럼프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고, 그것 때문에 제약을 받는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볼턴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했다.

볼턴은 "1기에는 왜 그것이 그에게 이득이 되는지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과정이 있었다"며 "이제 그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