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격추에 수시간 격노…예측불가 트럼프에 참모 '멘붕'"
WSJ "이란 공세 유지와 파장 우려 사이 갈팡질팡…즉흥 결정 잦아"
참모들, 대통령의 상황실 접근 제한…조율되지 않은 SNS에 강한 우려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진의 조언 없이 이란 전쟁과 관련한 핵심 결정을 즉흥적으로 내리고 있으며, 치솟는 연료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휴전을 서둘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고위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전면 군사 공격을 추진하는 입장과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정치적 개입 장기화를 우려하는 입장 사이에서 일관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또한 그는 때때로 상황 전반에 대한 관심을 잃고 다른 사안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참모들조차 향후 결정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전쟁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목표물 타격 수치나 폭발 장면 등 구체적 성과에 집중했으며, 화려한 폭발 장면을 즐겨봤다고 미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달 미군 전투기가 이란 상공에서 격추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는 참모들에게 몇 시간 동안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 고위 관리는 핵심 참모진이 대통령의 성급한 판단이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상황실 접근을 제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 주간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인 지난 3월엔 이란 대응이 1979년 이란 인질 위기와 오일 쇼크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 안겼던 것과 같은 정치적 타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카터를 보면 알 수 있다…헬리콥터와 인질 사건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 정말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은 1979년 이란 인질 사태 이후 1980년 4월 대이란 외교 단절 및 특수부대 구출 작전(이글 클로)을 지시했으나, 작전 실패로 인한 인명 피해와 정치적 타격 속에 재선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미국의 공습 이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강경한 메시지를 연이어 게시했으며, 부활절 당일인 지난 5일엔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XX 놈들아"라는 표현과 함께 "알라를 찬양하라"라는 문구까지 게시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국가안보팀과의 조율 없이 나온 "위험한 발언"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과 기독교 지도자들은 대통령의 이 부활절 발언에 대해 백악관에 우려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해당 표현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의도적 전략이었다고 참모들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또한 "오늘밤 한 문명이 사라질 것"이라는 위협성 발언 역시 사전 조율 없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으로, 이란을 압박해 협상에 응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경제적 압박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론 한 대만으로도 호르무즈가 봉쇄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고 전해졌다.
에너지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해협 봉쇄가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이는 대통령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압박을 지속할 의지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측근들은 전쟁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대통령의 "상충하는 충동"을 우려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언론 인터뷰 역시 백악관 공보팀과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으며, 공보팀은 메시지 혼선을 이유로 언론 노출을 줄일 것을 권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잠시 따르다가 다시 일상적으로 언론과 접촉을 이어갔다.
참모진은 대국민 연설을 권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말을 해야 하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4월 1일 연설을 했지만 전쟁의 종결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으며, 지지율 반등에도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전쟁의 주요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보다 인디애나 선거, 중간선거, 인공지능(AI), 암호화폐 등 다른 현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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