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선박 접근하면 즉각 제거"…호르무즈 '일촉즉발'(종합)

美동부시 13일 오전 10시 해협 봉쇄 개시…"이란 함정, 마약운반선처럼 제거"
이란도 군사 대응 선언, "페르시아만·오만해 어떤 항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4.13.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란 선박이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해상 봉쇄선에 접근할 경우 즉각 제거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해군에 대한 미군의 공격 성과를 강조한 뒤, "'고속 공격선'이라고 하는 소수의 선박은 타격하지 않았지만, 이는 큰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이 선박 중 어떤 것이라도 우리의 봉쇄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접근한다면, 마약 밀매 선박에 적용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즉각 제거할 것이다. 그것은 빠르고 잔혹하다"면서 "바다나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마약의 98.2%가 차단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 해군은 바다 밑바닥에 놓여 있으며, 158척의 선박이 파괴돼 완전히 전멸했다"고 주장하며 그간 진행한 대이란 군사 작전 성과를 거듭 부각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를 기해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개시한 직후 나왔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출입하는 선박에 대해 미군 승인 없이 이동할 경우 차단, 회항, 나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지난 11∼12일 파키스탄에서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 수출과 전쟁 물자 보급을 차단하기 위해 꺼내든 강경 카드다.

특히 이란이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통해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던 상황에서, 미국이 역으로 해상 봉쇄에 나서며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해협 봉쇄 시도에 맞서 이란도 군사 대응을 경고했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전날 설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싸운다면, 우리도 싸울 것"이라며 맞섰다.

이란군 통합지휘 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두고 이날 이란 항구가 위협받을 경우 "페르시아만과 오만해의 어떤 항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실제 해상 충돌에 들어갈 경우, 지난 7일 선언된 2주간의 휴전이 깨지고 전쟁이 재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 휴전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양측이 충돌을 자제할 경우 협상이 재개될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합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핵 농축 중단과 농축 우라늄 폐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주권 문제로 보고 거부하고 있다. 이는 전쟁 전 진행된 핵협상이 결렬됐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봉쇄 개시에 국제 금융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7% 이상 상승해 배럴당 102달러에 육박했고, 미국 증시는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유럽 주요국은 미국의 봉쇄 계획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번 해협 봉쇄 작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스페인은 해당 조치에 대해 "말이 되지 않는다"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2024년 11월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7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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