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트럼프' 오르반 구하기…美부통령, 총선 임박 헝가리行

12일 헝가리 총선 열세 상황에서 지원사격…오르반 총리 선거 유세 참석

6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 합동기지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향하는 공군 2호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7일 부다페스트를 방문하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함께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2026.04.06.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7일(현지시간) 총선을 닷새 앞둔 헝가리를 방문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선거 유세를 지원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헝가리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이번 이틀간의 헝가리 방문 기간 오르반 총리를 만나고 그와 함께 선거 유세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헝가리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나의 좋은 친구 빅토르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으며, 미-헝가리 관계와 관련된 수많은 사안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유럽과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도 논의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15년 넘게 장기 집권 중인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 대표적인 친트럼프 정상이다. 그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하며 헝가리에서 강경한 보수 포퓰리즘 정책을 펼쳐 왔다.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를 놓고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어왔지만, 러시아와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12일 헝가리 총선을 앞둔 현재 오르반 총리의 집권당 피데스는 중도우파 성향의 티서에 뒤처지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티서의 지지율은 49%를 기록해 39%를 기록한 피데스를 앞섰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위기에 처한 오르반 총리를 지원하기 위해 노골적인 지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오른쪽)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방문 중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2.16. ⓒ 로이터=뉴스1

지난 2월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헝가리에 방문해 오르반 총리에게 "당신이 미국 대통령과 맺고 있는 관계 덕분에 우리는 양국 관계의 황금기로 진입하고 있다"며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아슬리 아이딘타스바스 객원연구원은 "JD 밴스의 방문은 일상적인 외교가 아니라 생애 가장 힘든 선거를 앞둔 빅토르 오르반에 대한 명확한 지지 선언"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오르반은 단순한 보수 동료가 아니라 유럽 내에 비자유주의 블록을 구축하려는 노력의 중심인물이다. 만약 오르반이 낙마한다면 그 운동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들은 생활비 등 국내 문제가 헝가리 총선을 지배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 사격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월 헝가리 퍼블리쿠스 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8%가 트럼프 대통령이 헝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응답은 38%에 그쳤다. 루비오 장관의 헝가리 방문 이후 실시된 독립 여론조사에서도 티서가 오히려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븐 워트하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밴스의 방문이 오르반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걸림돌이 될지 의문"이라며 "'미국 우선주의'가 유럽 민족주의와 점차 맞지 않게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