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애플 너무 일찍 팔았다…연준 '제로 인플레' 목표 가져야"

22년 만에 '점심 경매' 부활 …현금 3500억달러 "아직 살 게 없다"

2019년 버크셔 주주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2019.5.3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애플 투자 판단부터 연준 정책, 지정학 리스크까지 폭넓은 견해를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버핏은 31일(현지시간) 방영된 CNBC 인터뷰에서 "애플을 너무 일찍 팔았다"고 평가하면서 애플이 여전히 "가장 뛰어난 사업 모델에 속한다"고 밝혔다.

버핏은 애플에 대해 "우리가 완전히 소유한 어떤 사업보다도 더 나은 기업일 수 있다"며 강한 신뢰를 확인했다. 다만 현재 시장에서는 추가 매수에 나설 만큼 가격 매력은 크지 않다고 그는 선을 그었다.

버핏은 여전히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관망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자신의 투자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3500억 달러 이상의 현금과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에도 소규모 신규 투자를 하나 진행했지만, 매력적인 기회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주가가 5~6% 싸졌다고 해서 투자하지는 않는다"며 "큰 기회가 와야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시장 조정에도 불구하고 버핏이 여전히 "진짜 바닥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시장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언제든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현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경제 시스템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그 옆에는 항상 투기적 요소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보다 직설적인 견해를 밝혔다. 버핏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문제"라며 "나는 제로 인플레이션 목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2% 물가 상승도 시간이 지나면 상당한 구매력 훼손으로 이어진다"며 "인플레이션 자체보다 금융 시스템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버핏은 버크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투자 판단에는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아주 작은 규모의 신규 매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 의사결정은 후임인 그레그 아벨과 공유하며, 의견이 다를 경우 거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은퇴 이후 중단했던 '버핏과의 점심' 자선 경매를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버핏은 22년간 이어온 자선 경매를 재개해 NBA 스타 스테판 커리와 함께 점심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수익금은 샌프란시스코의 글라이드 재단과 커리 재단에 기부된다고 말했다. 버핏은 "이 행사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며 "다시 시작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정학 리스크에 대해서는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버핏은 "이란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상황은 훨씬 더 위험해질 것"이라며 "북한까지 포함해 핵무기를 가진 국가가 늘어나는 것은 인류 전체의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소 양극 체제에서도 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훨씬 더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언젠가는 핵이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