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AI 조달 제한' 비관세장벽 첫 지적…관세회피·데이터규제도 압박
USTR '2026 무역장벽보고서' 발간…GPU·클라우드 입찰 제한 첫 명시
국가핵심기술 목록 지침 공개 촉구…절충교역·농산물검역 문제제기도 유지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의 인공지능(AI) 인프라 및 클라우드 조달 제한을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새롭게 적시했다.
이번 연례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기존 무역장벽을 재차 지적하면서, AI·데이터·클라우드 등 첨단 산업 분야로 문제 제기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매년 3월 말께 해당 보고서를 발간한다.
USTR은 이번 보고서에서 '인공지능 인프라 조달'과 관련, 지난해 5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CT)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클라우드 자원 조달 입찰을 진행했지만, 미국 기업의 참여가 제한되거나 사실상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산업기술보호법에 산업통상부가 국가 핵심 기술 목록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해당 지침을 가능한 한 신속히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USTR은 "한국의 국가 핵심 기술 목록은 반도체, 자동차, 로봇, 항공 분야를 포함한다"며 "산업부는 관련 업무에 대해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며, 그 이유로 미국 CSP가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 이해관계자들은 국가 핵심 기술을 다루는 기업을 위한 클라우딩 컴퓨팅 사용에 대한 새로운 지침 마련을 위해 산업부와 협력해 왔다"며 "해당 지침을 가능한 한 신속히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이 제3국 경유 등을 통한 우회 수출 등 '관세 회피'(duty evasion)를 차단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미국과 구축하지 않은 점도 이번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지적했다.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서는 문제 제기 자체는 유지됐지만, 올해 보고서에서는 규제의 영향에 대한 평가보다는 입법 추진 상황과 제도 설계를 한층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보고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기준으로 특정 디지털 서비스 사업자를 사전 규제 방식으로 지정해 경쟁 제한 행위와 콘텐츠 관리 의무 등을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해당 규제가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미국 기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2025년 11월 한미 간 합의된 '조인트 팩트시트'의 전략적 무역·투자 협력 내용을 반영, 한국이 농림축산검역본부(APQA)에 미국 전담 창구를 설치한 사실을 적시했다.
기존에 지적됐던 사안은 대부분 유지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과 가공 쇠고기 제품 금지, 농산물 검역 지연 문제, 잔류농약 기준 규제 등을 주요 위생장벽으로 재지적했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망 사용료 부과 입법 논의, 지도 및 위치정보 데이터 반출 제한 등이 여전히 무역장벽으로 지목됐다.
특히 위치정보 데이터는 해외 반출이 제한되면서 외국 기업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활용이 제약받고 있다는 점이 재차 강조됐다. 다만 한국 정부는 최근 구글이 신청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한 바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배출 관련 구성요소(ERC) 규제의 불명확성과 규제 적용의 형평성 문제가 반복 언급됐고, 의약품 분야에서도 약값 결정과 보상 체계의 불투명성이 지속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국방 분야에서는 절충교역(offset) 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재차 포함됐다. 미국은 한국이 방산 조달 과정에서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 등을 요구하는 구조가 시장 접근을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조달 분야에서는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과 물리적 망분리 규제가 여전히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USTR은 제도 개선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간 등급 이상의 인증을 획득한 외국 기업이 없는 상황을 문제로 지적했다.
투자 분야에서는 통신·방송·에너지 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이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외국인 소유 금지 역시 주요 투자 장벽으로 재차 언급됐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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