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화 상대' 지목된 갈리바프는…정권요직 역임 '보수파'

트럼프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와 상대 중"…이란 차기 지도자 가능성도 시사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에 테헤란시장·경찰청장·국회의장 지내…"신정수호 헌신적"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2024년 11월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화 상대이자 미래 지도자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4) 이란 국회의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협상 파트너로 떠오른 갈리바프는 수십 년간 이란의 요직을 두루 거친 강경파 정치인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마수스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과 함께 이란 최고위급 정치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란 측과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48시간 통첩'을 거두고 5일간 이란 발전소 폭격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지도자로 여기지 않는다며 "우리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인물은, 제 생각에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다수 외신들이 트럼프가 이름을 명시하지 않은 이 지도자를 갈리바프로 지목하고 있다. 2명의 트럼프 행정부 관리는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백악관이 갈리바프를 유력한 종전 협상 파트너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측 협상 상대가 갈리바프라며 그가 튀르키예, 이집트, 파키스탄 등 중재국이 추진하는 이번 주 후반 미국-이란 회담에서 이란 측 대표로 참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등 중동 지역 여러 언론들도 갈리바프를 미국과 협상을 진행할 이란 측 대표 인사로 지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더힐 등에 따르면 갈리바프는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사망 후 정부 내 전략적 의사결정을 맡고 있다.

갈리바프와 함께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전술적 전쟁 지휘를,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일상적 국정 운영을 담당하며 이란은 사실상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보수파 원칙주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도 가까운 사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테헤란대학 인문지리학 학사, 이슬람 아자드대학 석사, 타르비아트 모다레스대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세에 군 생활을 시작해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으며 1982년 이맘 레자 여단 지휘관을 맡았다.

이후 1998년 IRGC 항공우주군사령관에 올랐으며 이듬해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의해 경찰청장으로 임명됐다. 경찰청장 시절 이란 지도부에 학생 시위 강경 진압을 촉구했다.

2000년대 들어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2005년, 2013년, 2024년 세 차례 이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2017년엔 대선에 출마했다가 다른 후보 지지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2005년 대선 패배 후 테헤란 시장에 당선돼 12년 동안 재임했다. 테헤란 시장 시절 테헤란 북부 개발에 기여했고 상대적으로 빈곤한 남부는 방치했다고 평가됐다. 또한 부패 혐의와 여러 명의 관리에게 토지를 불법 매각한 의혹도 받았다.

2020년부턴 라리자니의 뒤를 이어 국회의장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후 미국에 우호적인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을 선택했던 전례처럼 갈리바프와 비슷한 협상을 진행하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정권교체도 이루어질 것이다. 사실상 이미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매우 합리적이고 믿음직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그중 한 명이 우리가 찾던 인물일지도 모른다.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을 두고는 의문이 따른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 선임 연구원은 폴리티코에 "갈리바프는 전형적인 체제 내부자로, 야심 차고 실용적이면서도 근본적으로 이란 이슬람 체제 수호에 헌신적"이라며 "미국에 실질적인 양보를 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