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가스전 타격 몰랐다"…목표 다른 네타냐후와 균열

美-이스라엘, 테헤란 연료저장소 폭격 이어 사우스파르스 공격 놓고 이견 노출
트럼프 '제한적 목표' vs 네타냐후 '신정 붕괴'…전쟁종결 놓고 충돌 확대 가능성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날 TV 연설에 나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6.2.28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스라엘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을 중심으로 연료 저장소 30곳을 전격 타격하며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행정부는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작전 수위가 사전에 통보된 수준을 훨씬 넘어섰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고위 안보 관리는 이스라엘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석유 인프라 타격 계획을 미리 알리긴 했으나, 공격 범위가 이토록 광범위할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미군은 당초 상징적인 수준의 제한적 타격을 예상했으나, 실제 공격은 테헤란 하늘을 검은 연기로 뒤덮고 검은색 '기름비'가 내릴 만큼 강력했다.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8일 만에 동맹 간의 첫 균열이 가시화된 순간이었다.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에 크게 화가 났으며, 이스라엘에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더 이상 공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이란 민심의 결집과 국제 에너지 위기 등을 우려해서다.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스라엘은 18일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또다시 타격했다. 이란은 즉각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타격했고, 이는 중동 내 에너지 인프라 직접 타격 확전으로 받아들여져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공격을 사전에 인지했으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이를 지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미국은 이번 특정 공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에 대한 트럼프의 복잡한 속내가 엿보인다.

WSJ은 "트럼프가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일단 중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를 틀어막은 이란 측에 충분한 경고가 전달됐다는 판단과 함께, 이스라엘의 독주에 대한 공개적인 '속도 조절' 주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카타르 에너지 시설을 추가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이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추가로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경고와 동시에 이스라엘의 자제를 주문한 것이다.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두 정상의 목표와 전략에는 뚜렷한 온도 차가 존재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핵·해군력 등 핵심 군사 역량을 무력화하는 '제한적 목표' 달성 후 조기 종전하려는 입장이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지도부 제거와 체제 전복(레짐 체인지)을 포함한 훨씬 광범위한 목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량 학살 위험을 알면서도 이란 내 민중 봉기까지 유도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 안정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격 범위를 통제하려 한다. 반면 이스라엘은 군사작전뿐 아니라 고위 인사 암살 등 파상공세를 펼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의 명분은 테헤란 정권 타도에서 '실질적 군사 역량 파괴와 조기 종전'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정권의 완전한 교체라는 '최대주의적(maximalist) 목표'에 시종일관 집중하며 전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이 전쟁이 국내외에서 인기가 없으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반면 네타냐후는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결정적 패배' 없이는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가을 선거를 앞둔 네타냐후는 자신을 '하마스 테러 당시의 무능한 리더'가 아닌 '이란을 무너뜨린 전쟁 영웅'으로 재정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악시오스는 이러한 전략적 차이가 향후 전쟁 종결 과정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심각한 긴장과 갈등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긴밀한 것처럼 보이는 두 정상의 미묘한 기 싸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네타냐후는 2022년 발간한 자서전 '비비: 나의 이야기'에서 트럼프와의 관계를 "험난했다(bumpy)"고 회상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이 이스라엘의 주요 의제를 처리하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고 불평했다. 이는 대외적인 밀월 관계 이면에 업무 방식과 의사소통을 둘러싼 깊은 불신과 간극이 존재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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