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장 "대법관에 대통령 의견 따르라니"…트럼프 비판

"특정 법관에 대한 적대감 위험…임명자 견해 이어야 한다는 생각 터무니없어"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이 17일(현지시간) 최근 관세 정책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등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를 지적하며 대법원을 옹호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로버츠는 이날 휴스턴의 라이스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특정 개인을 겨냥한 적대감은 위험하며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며 "사법부에 대한 지나친 비판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고, 이는 특정 진영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버츠는 "우리가 하는 많은 일은 분명 논쟁이 되는 사안들"이라며 "일부 비판은 매우 건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사실에 기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버츠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관세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후 공개적으로 대법원과 대법관을 비판하며 불만을 표출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또한 로버츠는 대법관들이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과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은 '불충'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우리를 임명한 사람의 견해를 계속 이어간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며 "나를 20년 전에 임명한 사람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었다. 내가 그의 의제를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은 말이 되지 않는다. 역사에는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 예상과 다르게 행동해 놀라게 한 사례가 양쪽 모두에 많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성향 대법관 6명, 진보성향 3명으로 구성된 대법원이 이념적으로 대립한다는 인식에 대해 "우리는 생각만큼 서로 적대적으로 싸우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달 대법원이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대법원은 내가 어떤 입장이었는지, 승리를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알고 있었지만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 온 국가들과 기업들에게 수조 달러를 넘겨줄 수 있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대법원에 의해 불필요하게 유린당했다(RANSACKED)"며 "이곳은 이제 무기화되고 부당한 정치 조직에 불과하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 청사 개보수 공사 처리와 관련해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발부한 소환장을 기각한 제임스 E. 보스버그 연방지방법원 판사에 대해선 "사건마다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노골적이고 뻔뻔하며 극단적인 당파적 편향과 경멸을 드러냈다"며 "사법부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그는 우리와 관련된 모든 사건에서 배제되어야 하며 엄중한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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