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테러수장 "이스라엘에 속아 이란전쟁" 사의…트럼프 "물러나 다행"(종합)
조 켄트 NCTC 국장 "이스라엘·로비세력 압력에 전쟁, 양심상 지지 못해"
전쟁 개시 후 고위당국자 첫 자진사퇴, '美우선주의' 진영 균열 노출
- 류정민 특파원, 강민경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 켄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이 1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에 공개 반대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켄트 국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사임 서한을 공개하며 "양심상 이란에서 진행 중인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개전 이래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급 인사가 자진해서 사퇴한 첫 사례다.
켄트는 서한에서 "이란은 우리에게 어떠한 임박한 위협도 제기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 내 로비 세력의 압력 때문에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전쟁 명분으로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발언이다.
켄트는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과 영향력 있는 미국 언론인들이 당신(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훼손하는 허위 정보 캠페인을 벌였다"며 "이것은 당신을 속여 이란이 임박한 위협이라고 믿게 만든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 이라크 전쟁 때와 똑같은 수법이라고도 덧붙였다.
육군 특수부대와 중앙정보국(CIA)에서 복무했던 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이자 미국 우선주의 외교 노선을 신봉해 온 인물이다.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 선거에 출마한 이력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켄트의 사임 서한과 관련한 질문에 "그의 서한을 읽었는데, 그가 물러난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왜냐하면 그가 '이란은 위협이 아니다'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맺은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지 않았다면 이미 4년 전에 미국이 핵전쟁을 겪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와 함께 일하는 사람 중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원치 않는다"라고 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협정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는 "물론 이란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들은 똑똑하지 않거나, 사리 분별에 밝은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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