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석유업계, 트럼프 행정부에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 더 오를 것"
"투기 세력 가격 끌어올릴 수도…제품 공급 부족 우려"
내무장관 "증산 발표 예상"…업계 "크게 효과 없을 것"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 석유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경고를 전달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엑슨모빌·쉐브론·코노코필립스 CEO는 지난 11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와 최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버검 장관 등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엑슨모빌·코노코필립스와는 베네수엘라로 복귀해 유전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두 회사는 2007년 우고 차베스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산을 국유화한 뒤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대런 우즈 엑슨모빌 CEO는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투기 세력이 예상치 못하게 가격을 끌어올릴 경우 유가는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을 넘어 더 상승할 수 있으며 정제 제품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워스 쉐브론 CEO,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CEO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 공급 차질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에 대해 우려를 내놨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뒤, 백악관은 유가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거듭 완화하고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의 여러 조치를 시행했거나 검토 중이다.
버검 장관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기업들과의 회의를 언급하며 유가 상승에 대응해 증산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조치가 석유 위기를 막는 데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증산의 경우 영향이 극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고,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일일 900만~1000만 배럴의 원유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텍사스 미들랜드의 석유 업체 엘리베이션 리소시스의 CEO 스티븐 프루엣은 "세계 경제는 배럴당 120달러짜리 원유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이는 경제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점을 행정부도 알고 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국방부는 해협을 열 수 있는 선택지가 존재한다고 행정부에 설명했는데, 행정부는 몇 달이 아닌 몇 주 안에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큰 산유국이기에 유가가 오르면 많은 돈을 벌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유가는 단기적으로는 생산자에게 이익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고 연료 소비 감소를 유도해 원유 가격 급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 경우 생산업체들은 생산을 줄이고 정리해고에 들어가야 한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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