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2주째' 이란 새 지도자 "피의 복수" 선언…갈등 장기화 위기

IEA 4억배럴 방출 결정에도…유가 100달러 넘어 '사상 최악' 공급난
이스라엘, 레바논·이란 수도 동시 타격…트럼프 "전쟁, 매우 신속히 진행 중"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엔겔라브 광장에서 열린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등의 장례식에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2026.03.12.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14일째로 접어든 13일(현지시간) 갈등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피의 복수'를 선언하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로켓 공격을 감행하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달러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악의 석유 공급 충격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잃은 모즈타바는 12일 국영 TV를 통해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강경한 입장과 함께 레바논 국경의 긴장도 최고조에 달했다. 헤즈볼라는 밤사이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200발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타격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이란 본토와 걸프 지역에서도 충돌이 격화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군 주둔지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계속했다.

이스라엘군은 12일 저녁 이란 수도 테헤란의 기반 시설을 겨냥한 광범위한 신규 공습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더 높였다.

세계 경제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도 아직 꽉 막힌 상태다. 이란은 해협 봉쇄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이라크 해역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되는 등 지난 이틀간 걸프 해역에서 최소 6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 앞의 송유관은 3D프린트로 만든 것이다. 2025.06.22. ⓒ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기뢰 부설함을 모두 격침했다고 주장했지만 해협의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해협의 불안은 국제 에너지 시장을 강타했다. IEA는 이번 전쟁이 "세계 석유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중단"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브렌트유는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고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중단되는 등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격화하는 군사적 충돌 속에서 각국 지도자들의 설전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전쟁이 매우 신속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부상설이 도는 모즈타바를 겨냥해 "얼굴을 보이라"며 "우리는 이란과 헤즈볼라를 분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당초 전쟁 목표로 내걸었던 이란 정권의 전복과 관련해 "이란 국민이 정권을 축출할 것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며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며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모습을 보였다.

전쟁이 2주째에 접어들면서 인명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란에서만 1348명의 사망이 확인됐으며 레바논에서도 최소 68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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