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트럼프 행정부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은 불법" 소송

"윤리 원칙 표명하자 보복…수정헌법 1조 위반, 법적 권한 초과"
구글·오픈AI 소속 연구자 37명도 '앤트로픽 지지' 의견서 제출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로고. 앤트로픽은 대형 언어 모델 '클로드'를 개발했다. 2025.6.2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미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 기업 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법적인 보복 조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AFP·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자사에 대한 공급망 위험 지정 조치를 불법으로 선언하고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피고로는 국방부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비롯한 다수의 연방 기관과 행정부 인사들을 적시했다.

국방부는 AI 모델 '클로드' 사용 조건을 두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클로드를 '모든 합법적 목적'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공식 지정했다.

'공급망 위험' 지정은 국방부가 해당 기업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모든 방위산업체와 계약 업체가 국방부와의 업무 시 앤트로픽 모델을 사용하지 않음을 인증하도록 요구하는 조치로, 통상 적대국 기업에 적용된다.

앤트로픽은 소장에서 이 조치는 AI 안전 정책에 대한 표현을 이유로 불이익을 가했다는 점에서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고, 국방부의 법적 권한을 넘어섰으며, 수정헌법 5조가 보장하는 적법 절차를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앤트로픽은 "자사는 AI가 인류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사용돼야 하며, 이는 가장 안전하고 책임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믿음 위에 설립됐다"며 "정부는 앤트로픽이 이런 원칙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자사에 보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연방 기관에 클로드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면서 타사 모델로 전환하는 데 6개월의 말미를 준 데 대해서는 "이 기간은 정부에 자사 도구가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부각한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수석 과학자 제프 딘을 비롯해 경쟁사인 오픈AI·구글 소속 AI 연구자 37명은 법원에 앤트로픽의 손을 들어 줄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우리는 모두 오늘날의 최첨단 AI 시스템이 국내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시, 인간 감독 없이 운영되는 자율무기 체계를 작동하게 하는 방식으로 배치될 경우 위험을 초래한다고 확신한다"며 "이러한 위험에는 기술적 안전장치나 사용 제한과 같은 어떤 형태의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조치가 그대로 시행되도록 허용된다면, 미국의 선도적인 AI 기업 중 한 곳에 불이익을 주려는 시도는 의심의 여지 없이 AI 분야는 물론 그 밖의 영역에서도 미국의 산업 및 과학 경쟁력에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앤트로픽은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에는 공급망 위험 지정 조치를 공식적으로 심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 좌파적이고 '깨어 있는'(WOKE·진보적 의제에 대한 비판적 표현)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강력한 군대 운영을 좌지우지함으로써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도록 절대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