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실권자 라리자니 "하메네이 살해 반드시 복수…지도부 단결"

하메네이가 신임한 외교안보 수장…대통령 '걸프국 공격 사과' 발표 반박
"적이 지역내 군사기지서 공격하면 대응할 것…베네수처럼 생각하면 오산"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2025년 8월 베이루트 레바논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8.13 ⓒ AFP=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이란의 과도기 지도부 실권자로 알려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항복하거나 보복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 최고지도자를 살해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라리자니는 이날 국영 TV에 출연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반드시 수행할 것이라며 미국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라리자니는 "미국인들은 우리가 결코 그들을 그냥 두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우리와 함께하고 있고, 지도부는 단결돼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에 맞서 싸우는 데에는 어떠한 분열도 없다"고 말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사망 후, 이란 헌법의 승계 규정에 따라 대통령,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 법률가 1명으로 3인의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구성,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 전까지 신정 체제를 이끌고 있다.

라리자니는 이 지도자위원회 구성원은 아니지만 외교안보 최고 책임자로서 하메네이가 가장 신뢰해온 과도기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고 NYT는 전했다.

라리자니는 이날 연설에서 이란 국민과 상대국 양측에 이란 지도부가 이번 전쟁에 단결돼 있음을 확신시키려 노력했다.

이날 오전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사과하고 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내부 갈등이 표면화했다. 직후 이란 정부 내 강경파의 비판에 직면하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

라리자니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나약해 보인다는 보수층의 반발에 대응하며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하메네이는 1월 초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공격을 위협했을 당시 라리자니에게 국정 운영을 맡도록 권한을 부여하면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라리자니는 이날 "적군이 역내 군사 기지에서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며, 이는 우리의 권리이자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지역(걸프국)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이 전쟁의 본질이 결국 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자신들의 보복 공격으로 지역이 불안정해지는 책임을 미국과 이스라엘에 돌렸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우리 군은 이웃 국가들의 이익과 주권을 존중하며 이들에 대한 어떤 공격도 감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대 행위가 지속되면 역내 전역의 육해공에 있는 범죄자 미국과 거짓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의 모든 군사 기지와 이익을 최우선 공격 목표로 간주하고,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막강한 군대의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밤부터 8일까지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걸프 국가들에는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라리자니는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했던 "베네수엘라처럼 공격해서 장악하면 모든 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들은 덫에 걸렸다"고 말했다.

라리자니는 미국이 이란을 분열시키고 내란을 조장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이 실수했고 이스라엘에 속았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