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하늘길 막힌 중동…"33시간 걸쳐 육로로 탈출"

영공 개방 오만과 사우디 육로 경유 증가

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한 승객이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두바이에서 대피한 이후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6.3.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갑작스러운 이란 전쟁으로 여행객 등 수만 명이 3일(현지시간) 걸프 국가 곳곳에 발이 묶여 떠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개시 이후 카타르 영공이 폐쇄되며 환승 중이던 여행객 8000명의 발이 묶였다.

이란이 걸프 국가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며 아랍에미리트(UAE) 출발 항공편도 2일부터 제한됐다. 카타르와 두바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동서 항공 교통의 요충지로 매일 수만 명의 승객이 거친다.

영국·스페인·이탈리아·독일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대피령을 내리며 자국민 귀국에 힘을 쓰고 있다. 독일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오만의 무스카트에 각각 한 편씩 전세기를 보내 취약 계층을 우선적으로 귀국시키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경찰 호위를 받는 버스 4대로 두바이에서 무스카트 공항으로 자국민을 수송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쿠웨이트를 포함해 12개국 이상에서 즉시 자력으로 철수하라고 당부했다.

중동의 하늘길이 막히자 육로로 먼 길을 돌아가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다.

두바이에 거주하는 사라는 다음 주에 독일에서 있을 형제의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기 위해 4일 약 33시간의 대장정에 오른다고 말했다.

일단 오전 5시에 온라인에서 찾은 운전기사를 통해 두바이에서 국경을 넘어 무스카트로 향할 예정이다. 무스카트에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로 비행기를 타고 가서 하룻밤을 묵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독일 뒤셀도르프로 갈 계획이다.

활발한 관광지이자 비즈니스의 중심지인 UAE에선 사라처럼 셔틀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해 오만으로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오만은 이웃 국가에 비해 이란의 공격이 상대적으로 적어 영공을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테헤란의 하메네이 거처를 촬영한 에어버스 위성사진. ⓒ 로이터=뉴스1 (자료사진)

오만은 다른 걸프 국가로 가는 항공편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항공편은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 국영 항공사인 오만에어와 저가 항공사인 살람에어는 두바이 북쪽 샤르자에서 무스카트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해당 셔틀버스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운영되며, 약 8시간 소요된다.

실제 온라인상엔 UAE에서 무스카트 공항에 가는 방법을 문의하는 UAE 거주 외국인의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 여행사 직원은 로이터에 2일 이후 두바이에서 차로 약 150km 떨어진 UAE 산악 도시 하타의 국경까지 개인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지 묻는 전화를 약 30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인근 국가에서 중동을 탈출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경로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하는 한 영국인은 로이터에 전쟁이 시작될 당시 두바이에 있었으며 2일 늦게 11시간 차량으로 이동한 끝에 리야드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무려 1000달러(약 150만 원)의 이동 비용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평소 두바이와 리야드의 항공편 이코노미석 편도 평균 가격은 약 200달러(약 30만 원)에 불과하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