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제거가 정권붕괴 아냐…트럼프 '도박'에 장기전 그림자

트럼프 "4~5주면 충분" 결의…새 최고지도자 판단 주목
공중·해상戰만으로는 한계…군부 결집하면 장기전 불가피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지난달 28일 대(對)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Epic Fury) 진행 점검 상황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트럼프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모여 있다.(백악관 엑스 계정,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라고 밝힌 가운데, 전쟁의 장기화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단 한 번의 군사작전으로 정권 수장을 축출하고 사실상 미국의 통제 하에 둔 베네수엘라와 달리 이란에 대한 공격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위험한 도박'으로 평가된다.

이란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의 뒤를 이어 정권을 잡을 지도부가 이란의 '숙원'과도 같은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며 미국에 협조할지는 가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4~5주 정도면 될 것…이란 후계 좋은 선택지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재 수준의 공격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4~5주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길어야 한 달 정도의 단기전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필요하다면" 공세를 지속할 충분한 병력과 미사일, 탄약을 국방부가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영상에서는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는데, 그가 말하는 모든 목표들 중 최우선 순위는 이란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포기일 것으로 보인다.

개전 이틀째까지의 전황과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을 종합해 보면, 주요 군사시설 타격과 해군 무력화로 이란의 전력을 약화시킨 뒤 새 지도부와 협상을 통해 핵과 미사일까지 포기하도록 하는 구상을 '최선책'으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란이 새 지도부를 구성하더라도 협조 여부는 트럼프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트럼프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누가 이란을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해 "매우 좋은 선택 세 가지가 있다"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란의 최고 국가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는 사망한 하메네이의 후계자가 선출될 때까지 임시 지도위원회가 국가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란이 이미 과도 체제로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니콜라스 마두로가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베네수엘라와 달리 현재 이란은 미군과 주변 친미 성향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등 대화보다는 저항 의지를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암살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든 이란인들이 추모 집회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3.01. ⓒ AFP=뉴스1
공중·해상戰만으로는 한계…이란 '버티기' 돌입하면 장기전 불가피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와 달리 이란은 신정 체제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로, 지도자 제거가 곧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또 공중 및 해상전에 집중된 현재 양상이 지상전으로 확전되거나 장기 소모전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은 또 다른 중동 장기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란이 방어·지연 전략으로 전환해 '버티기'에 나설 경우, 공중·해상 공세만으로 정권 핵심을 완전히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연구소(MEI)의 알렉스 바탄카는 워싱턴포스트(WP)에 "승계 과정을 단기적으로 핵심이 아니며, 그들은 계속 싸우려 할 것"이라면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최고지도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쟁 초기에는 승계 문제보다 군사 대응이 우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하메네이 제거가 곧바로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란 국영 파르스 통신은 전날 "이슬람 혁명의 구조는 어떤 지휘관이든, 어떤 계급이나 직위이든 순교 이후 즉시 자격 있고, 유능한 인물로 대체되도록 설계돼 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란 국민이 호응한다면 체제 전복까지도 있을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도, 누가 정권을 잡느냐보다, 미국에 협조할 인사들이 정권을 잡을 수 있느냐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로이터에 "이란 체제는 한 사람보다 더 크다"며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것이 정권을 약화하기보다 오히려 더 강경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런던대 로열 할러웨이의 알리 하셈은 "위험은 공백이 아니라, 전쟁과 압박이 체제의 복원력을 넘어설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중동연구소 알렉스 바탄카는 "진짜 문제는 하메네이의 죽음이 IRGC의 기세를 꺾을지, 아니면 그들이 결집해 더 강경해질지 여부"라고 말했다.

조너선 패니코프 전 미 국가정보관은 "안보 세력이 물러서거나 이탈하는지 여부가 전략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군부가 분열될 경우 단기전 가능성이 커지지만, 결집한다면 장기 소모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1일 중동에서 작전을 수행중인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대해 “탄도미사일 4발로 링컨함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은 근처에도 오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링컨함이 2012년 1월 19일 아라비아해를 통과하는 모습으로 당시 미 해군이 언론에 공개했다. 2026.3.2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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