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美하원 비공개 증언…"엡스타인 범죄 몰랐다"
전날 힐러리 클린턴 이어 조사 출석…"난 아무것도 못 봐"
공화 "사진·재단 연관성 추궁"…민주 "트럼프도 소환해야"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고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 사건과 관련해 미 하원 감독위원회에 비공개로 출석해 "엡스타인이 저지르고 있던 범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에 있는 자택 인근 채퍼콰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비공개 증언 출석에 앞서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개한 모두발언에서 "여러분이 얼마나 많은 사진을 제시하든, 20년 전 사진들에 대한 해석보다 더 중요한 두 가지가 나에게 있다"면서 "나는 무엇을 보았는지 알고 있으며, 더 중요하게는 무엇을 보지 못했는지도 알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은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증언은 전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같은 위원회에 출석해 7시간가량 비공개 증언을 한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이뤄졌다. 힐러리는 엡스타인을 만난 기억이 없으며 그의 성범죄와 관련해 공유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전날 증언 과정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와 2016년 당시 제기됐던 클린턴 캠프의 성매매 조직 연루 음모론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은 이와 관련해 모두 발언에서 "힐러리는 제프리 엡스타인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만난 기억조차 없다"면서 "그녀는 그와 함께 여행한 적도 없고, 그가 소유한 어떤 곳도 방문한 적이 없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날 조사에 앞서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 포함된 사진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하겠다고 예고했다.
해당 문서에는 2000년대 초 퇴임 이후 엡스타인의 전용기를 여러 차례 이용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얼굴이 가려진 여성들과 함께 찍힌 사진이 포함돼 있다.
위원회는 엡스타인이 클린턴 부부의 자선재단과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도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머 위원장은 클린턴 부부가 어떠한 범죄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힐러리 전 장관의 증언 영상은 이르면 28일 공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부부는 당초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나, 하원이 의회모독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압박하자 뉴욕 채퍼콰 자택 인근에서 증언하기로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8년 엡스틴이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 전인 1990~2000년대 엡스타인과 폭넓게 교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은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 트럼프의 이름도 빈번히 등장한다며 트럼프 역시 소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법무부가 미성년자 시절 트럼프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의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제임스 워킨쇼(버지니아) 하원의원은 "오늘 출석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존재는 이번 조사에 트럼프라는 거대한 공백이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엡스타인은 2019년 연방 성매매 범죄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구치소에서 사망했으며, 사인은 자살로 결론 났다.
ryupd0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