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뉴욕 시민들 눈싸움, 경찰에 '퍽퍽퍽'…"폭행" vs "장난" 갑론을박
질서 단속하던 NYPD, 줄부상 입자 수사 착수
맘다니 시장 미온적 반응에 정치권 비난 거세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경찰관들이 공격적으로 눈덩이에 맞아 뉴욕경찰(NYPD)이 24일(현지시간) 수사에 착수했다.
뉴욕경찰을 관할하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미온적 대응이 경찰의 반발을 부르며 정치적 사안으로도 번질 기세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은 겨울 폭풍으로 인해 통행이 금지되고 휴교령이 내려지며 사실상 전날(23일)은 휴일이 됐다. 당시 뉴욕을 포함한 미국 북동부엔 폭설·강풍·눈보라를 동반한 폭풍이 몰아쳤다.
10년 만의 첫 폭설에 온라인상에선 맨해튼 남부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서 불특정 다수가 모여 눈싸움을 하자는 이벤트가 공유됐다. 워싱턴 스퀘어 공원은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만남의 장소 중 하나다.
실제 이날 오후 3시쯤 학교와 직장에서 해방된 수십 명의 인파가 몰렸다. 서로 눈을 던지거나 눈사람을 만들고 사진을 찍으며 폭설을 즐겼다.
하지만 군중을 모여들자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질서 유지를 위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 눈덩이들이 날아들면서 즐거움은 혼란으로 급변했다.
소셜미디어에 확산된 영상에 따르면 여러 경찰관이 눈싸움 무리로 걸어가는 동안 눈덩이를 맞았고 경찰은 장난을 치는 듯한 최소 2명의 시민을 밀쳤다. 또 다른 영상에서도 길을 가던 경찰에게 눈을 던지는 일부 시민들이 포착됐다.
법집행기관 등 공권력이 엄격하게 존중되는 미국에서도 특히 뉴욕경찰은 높은 권위를 자랑하고 있어 논란이 벌어졌다.
영상이 확산되면서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나 눈싸움의 대상이 되는지 아니면 몇몇이 선을 넘어 경찰을 폭행한 건지에 대한 논쟁이 촉발됐다.
이에 대해 제시카 티시 뉴욕경찰청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에 대한 "수치스럽고 범죄적"이라며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경찰 2명이 눈덩이로 얼굴이나 목에 "열상"을 입었으며 안정적인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뉴욕경찰은 이날 저녁 폭행 혐의로 18~20세 남성 2명을 수배 중이라며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과거 뉴욕경찰과 불편한 관계였던 현 뉴욕시장의 존재로 인해 정치적 사안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선거에서 이례적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된 '진보적 사회주의자' 맘다니 시장은, 과거 뉴욕경찰에 대해 "인종차별적"이라고 비난하며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등 적대적인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맘다니 시장은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으며, 당선 후 이례적으로 뉴욕시 경찰청장을 유임시키며 뉴욕경찰 조직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건에 대해 맘다니 시장은 "그건 눈싸움이었다"며 사태 파장을 축소하려 한다는 인상을 줘 다시 논란을 촉발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기소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자 전·현직 뉴욕 경찰관을 대표하는 뉴욕경찰복지협회는 성명에서 "이것은 단순한 눈싸움이 아니라 폭행이었다"며 "시장은 수치스러운 메시지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선거에서 맘다니와 겨뤘던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민주당)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말에는 결과가 따른다"며 "우리는 법집행기관 경시 풍조가 심해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진정한 지도자는 이것을 알지만 지금 시장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엘리스 스테파닉 연방 하원의원(공화당·뉴욕)은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이 사건을 빌미로 맘다니 시장을 "경찰예산 삭감 시장, 반(反)공권력 사회주의자 시장"이라고 비난했다.
맘다니 시장은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경찰관들을 비롯한 모든 시 공무원들은 기록적인 폭설 속에서 뉴욕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차량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애썼다"며 "그들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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