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대표부 "주요 교역국 대부분이 무역조사 대상 될 것"

그리어 대표 "의약품 가격·강제노동 등 광범위한 분야 조사"
대법원 관세 무효화 결정 직후 '플랜 B' 가동…무역전쟁 새 국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2025.10.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주요 교역국 대부분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를 여러 건 실시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산업 과잉 생산과 강제 노동, 의약품 가격 책정 관행, 미국 기술기업 및 디지털 상품에 대한 차별 등 다양한 현안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대응이다.

그리어 대표는 기존에 진행 중이던 중국과 브라질에 대한 301조 조사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며 "새로운 조사는 '신속한 일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한 모든 무역 합의가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대응해 모든 국가에 대해 10% 임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며 플랜B를 가동했다. 이 관세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는 24일 0시 1분을 기해 발효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 이후 기자회견에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2026.2.20 ⓒ 로이터=뉴스1

이 관세는 '1974년 무역법 122조'를 법적 근거로 한다. 대통령이 심각한 무역수지 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하지만 이 권한은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0일간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다.

백악관은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일부 품목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내에서 충분한 양을 생산하기 어려운 천연자원과 비료 △특정 핵심 광물과 주화·금괴에 사용되는 금속 △에너지 및 에너지 관련 제품 △소고기·토마토·오렌지 등 일부 농산물 △의약품과 그 원료 △특정 전자제품 △승용차 및 일부 트럭·버스와 그 부품 △특정 항공우주 제품 등은 관세가 면제된다.

또한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품목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준수하는 캐나다산 및 멕시코산 제품도 이번 조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날 오전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관세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작성한 다수의견은 6대 3으로 채택됐고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대법관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도 다수 의견에 동참했다.

대법원은 헌법 제1조에 따라 관세를 포함한 모든 조세 징수 권한이 오직 의회에 있으며 IEEPA의 '수입 규제'라는 모호한 표현이 대통령에게 제한 없는 관세 부과 권한까지 위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 판결로 다수 국가에 부과됐던 상호관세와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에 부과됐던 펜타닐 불법 유통 방지 관세 등이 효력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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