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온실가스 규제 근거 폐기…기후정책 심장부 도려내

오바마 때 도입한 '온실가스=위해물질' 결정 없었던 일로
역사상 최대 규제 폐지, 환경단체들 법정 다툼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이라고 판단한 '위해성 결정'을 폐기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6.2.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모든 기후변화 규제의 법적 근거를 공식적으로 폐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온실가스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이라고 판단한 '위해성 결정'을 폐기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된 이 결정은 연방정부가 대기오염방지법에 따라 온실가스를 규제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 근거였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2027년식 이후 모델까지 모든 차량과 엔진에 대한 연방 온실가스 배출 기준이 전면 폐지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미국 역사상 단일 규모로 가장 큰 규제 완화 조치"라고 명명하며 화석연료 산업을 옭아매던 족쇄를 풀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리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소비자 가격을 대규모로 끌어올린 끔찍한 오바마 시대 정책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며 "이 결정은 사실에 전혀 근거가 없었으며 법적으로도 아무런 기반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조처로 1조3000억 달러(약 1870조 원)가 넘는 규제 비용이 사라지고 자동차 가격이 극적으로 하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신차 한 대당 평균 2400달러(약 345만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로 전환하라는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강조했다.

이번에 폐기된 위해성 결정은 2007년 연방대법원이 온실가스도 대기오염 방지법상 '대기오염물질'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이후 환경보호청은 6대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유발해 공중보건을 위협한다고 공식 판단했고, 이는 자동차·발전소·석유 시설 등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규제하는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 됐다.

환경 및 공중보건 단체들은 즉각 거세게 반발하며 소송을 예고했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등 주요 환경 단체들은 "법정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위해성 결정의 과학적 근거가 2009년 이후 오히려 더 명확해졌다고 반박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