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심, 군 불법명령 거부 독려한 민주당 의원들 공소 막아

정적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 '사법 무기화' 시도에 제동
일반 시민들이 공소 거부…의원들 "헌법의 승리"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치안 유지를 위해 투입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방위군 병사들이 지하철에 탑승한 모습. 2025.08.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워싱턴DC 연방 대배심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민주당 의원 6명에 대한 공소를 10일(현지시간) 기각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들이 군의 충성심과 사기, 규율에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대배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민주당 소속인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미시간)과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군·정보기관 출신 민주당 의원 6명은 군과 정보 요원들에게 "불법적인 명령을 거부할 수 있고 또 거부해야만 한다"는 내용의 90초짜리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반역 행위"라고 격분하며 이들을 체포해 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 켈리 미국 연방상원의원 (민주·애리조나). 2025.11.18 ⓒ 로이터=뉴스1

법무부는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의원들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검찰은 이들을 기소하기 위해 대배심을 소집했다.

기소 대상에 오른 의원들은 슬롯킨과 켈리 외에도 제이슨 크로 하원의원(콜로라도), 크리시 훌러핸(펜실베이니아), 크리스 델루지오(펜실베이니아), 매기 굿렌더(뉴햄프셔) 등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었다.

대배심의 기소 거부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사법 시스템 정치화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검찰의 기소 요청이 대배심에서 거부되는 사례가 극히 드물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의심스러운 사건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이런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배심 결정이 알려지자 관련 의원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슬롯킨 의원은 성명을 내고 "헌법과 표현의 자유, 법치주의를 위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켈리 의원 또한 "트럼프와 그의 수하들에 의한 터무니없는 권력 남용"이라며 "그의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슬롯킨 의원은 CIA 분석관 출신이며 켈리 의원은 걸프전에서 함재기 조종사로 복무했던 예비역 해군 대령이다. 크로 의원과 굿랜더 의원, 훌러핸 의원과 델루지오 의원 모두 군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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