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前당국자 "하원 쿠팡 조사, 韓관세 인상 초래할수도"
패러 전 NSC 한국 담당, "디지털규제 이슈와 결합하면 파장 커"
"유엔의 대북 인도적 지원 허용, 제재 실효성 잃은 현실 반영"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하원의 쿠팡 관련 조사가 한미 간 통상 마찰은 물론 관세 재인상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 백악관 당국자가 경고했다.
애덤 패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팟캐스트에 출연, "쿠팡 사안은 사실상 미국과 한국 간의 지정학적 이슈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패러 전 보좌관은 "미국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이들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한국은 상당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면서 "그리고 그에 따른 조치로 무역이나 관세 분야에서 비용을 높이는 행동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패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인 2019부터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까지 NSC에서 한국 및 몽골 관계, 북한 위협 대응을 담당했다.
패러 전 보좌관의 이같은 언급은 이날 팟캐스트 사회를 맡은 빅터차 CSIS 한국석좌가 '쿠팡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의회로부터 한국 정부와 쿠팡 간의 최근 문제에 대해 증언해 달라는 소환장을 받은 것이 한미 관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쿠팡 사태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시작됐다"면서도 "문제는 한국이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 즉 쿠팡 측이 미국 의회에 제기한 주장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간 한국이 디지털 공간에서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한국 기업에 유리한 조치를 취했다는 인식이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패러는 특히 이 문제가 망사용료, 앱마켓 규제, 데이터 현지화 등 그간 한미 간 갈등을 빚어온 디지털 정책 이슈와 맞물릴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의회 청문회가 이 사안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키고, 의회를 개입시켜 결국 대통령의 통상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상당한 리스크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정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인상 위협을 주저 없이 사용했다"면서 "아직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대해) 관세를 25%까지 인상하겠다는 이례적 조치가 있었고, 이는 그가 그러한 위협을 사용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 5일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한국 정부와 소통한 기록을 제출하고, 한국 정부의 차별적 대우와 관련해 증언하라는 내용의 서한과 소환장을 보냈다. 이에 쿠팡 미국 본사는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라고 발표했고, 로저스 대표는 오는 23일 법사위에 증언을 위해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팟캐스트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체제하에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예외를 허용한 최근 결정과 관련, 이미 붕괴 단계에 들어간 대북 제재 체제의 현실을 인정한 조치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고르 크레스틴 조지 W. 부시 연구소 글로벌 정책 선임자문위원은 "대북 제재는 원래 북한 정권을 겨냥하되 주민을 해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전제로 설계됐다"며 "인도적 지원 예외는 이러한 원칙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크레스틴 자문위원은 "러시아와 중국의 비협조로 유엔 차원의 제재 집행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런 조건에서 인도적 지원을 둘러싼 논의는 불가피하게 제재의 한계와 맞물려 있다"라고 말했다.
패러 역시 "러시아와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유엔을 통한 제재 집행 경로는 사실상 막혔다"며 "그 결과 대북 제재는 점차 실효성을 잃고 있고, 이는 북한의 외화 확보와 대외 활동을 일정 부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패러는 "현재로서는 주요 7개국(G7)과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이 해상 제재 등을 중심으로 제재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지만, 러시아가 북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상황에서 이는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크레스틴은 "북한을 돕는 중국·러시아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미국 금융 시스템과 거래하고 있다면 현행법상 제재 대상이 된다"며 "정보는 이미 충분히 확보돼 있으며, 문제는 이를 집행할 정치적 의지"라고 대북 제재 실효성 회복을 위한 2차 제재 필요성을 언급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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