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보수 텃밭 '이변'…민주당, 30년 만에 주 상원의원석 탈환

트럼프 지지 후보, 14%p 차 완패…공화당 내부 "중간선거 경고장" 자성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샌안토니오에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법 집행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025.06.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 지역)'의 심장부인 텍사스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번 결과는 공화당 내부에서 "중간선거를 향한 경고장(wake-up call)"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끌어내며 미 정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텍사스주 상원 제9선거구 보궐선거 최종 결과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의 테일러 레멧(Taylor Rehmet) 후보가 공화당의 리 웜스가스(Leigh Wambsganss) 후보를 14%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MAGA 전사' 패배에 트럼프는 거리두기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의 패배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당일 SNS를 통해 웜스가스 후보를 "진정한 MAGA 전사"라고 치켜세우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그러나 패배가 확인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텍사스 지역 선거일 뿐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며 "내 지지세가 이전될 수 있는 성격인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노동자층 지지가 승인…중간선거 반격의 신호탄"

미 공군 베테랑이자 노조 기계공 출신인 레멧 당선인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이 지역의 주상원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원이 됐다. 레멧이 당선된 지역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17%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곳이어서 공화당의 충격은 더 크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켄 마틴 의장은 "어떤 공화당 의석도 이제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라며 "민주당은 역사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11월 중간선거까지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패배한 웜스가스 후보는 "민주당원들은 결집한 반면, 너무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 결과는 텍사스와 미 전역 공화당에 주는 각성 계기"라고 말했다.

2026 중간선거 '바로미터' 되나

이번 선거는 켄터키, 아이오와 등 보수 성향 지역에서 이어진 민주당의 최근 연승 가도와 맥을 같이 한다.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경제적 실익(Affordability)과 생활 밀착형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2년 차에 나타나는 '정권 심판' 정서가 투표 결과에 투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레멧 당선인은 이번 보궐선거 승리로 내년 1월까지 전임자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4년 임기의 정식 의원직을 놓고 웜스가스 후보와 다시 한번 맞붙을 예정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