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성병 숨기려 항생제 요구"…엡스타인 문건 추가 공개

엡스타인, 2013년 이메일 초안서 "게이츠, 러 여성과 성관계" 주장
게이츠 측 "완전한 거짓" 강력 부인…멀린다 "엡스타인은 악 그 자체"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이 12일(현지시간)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유산관리자가 의회에 제공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등이 담겼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법무부가 30일(현지시간) 추가 공개한 미성년자 성 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에 관한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엡스타인이 2013년 작성한 이메일 초안에는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뒤 성병에 걸렸고, 이를 당시 아내였던 멀린다에게 숨기기 위해 항생제를 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문서는 엡스타인이 자기 자신에게 보낸 이메일로, 게이츠의 과학 고문이었던 보리스 니콜리치의 명의를 빌려 작성된 사직서 초안 형식을 띠고 있었다.

오타로 가득한 이 이메일에서 엡스타인은 자신이 게이츠의 "불법적인 밀회"를 돕고 "러시아 여성들과의 성관계 결과를 처리하기 위한 약"을 구해주는 등 비도덕적인 일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빌 게이츠 측은 이 같은 의혹을 거짓이라며 일축했다. 그의 대변인은 "이 문서들이 보여주는 유일한 사실은 엡스타인이 게이츠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 것에 대한 좌절감과 그를 함정에 빠뜨리고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엡스타인이 해당 이메일을 작성한 시점은 그가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과 JP모건 체이스를 연계해 수수료를 챙기려던 수십억 달러 규모 자선기금 조성이 무산된 직후였다.

이 때문에 엡스타인의 주장은 사업 실패에 대한 보복이거나 게이츠를 압박하려던 시도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이츠와 엡스타인의 관계는 이미 그의 결혼 생활에 파문을 일으켰다. 멀린다는 2021년 이혼의 여러 요인 중 하나로 남편과 엡스타인의 관계를 꼽았고, 2019년 이들의 만남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 이혼 전문 변호사를 고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멀린다는 2022년 한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에 대해 "그는 혐오스러웠고 악 그 자체였다"고 회고하며 그와의 만남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게이츠 본인도 2021년 CNN 인터뷰에서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엡스타인을 만났던 것을 "엄청난 실수였다"고 시인했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파일에는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들도 몇 장 포함돼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게이츠와 교류를 이어 갔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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