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 갈등에 미 의회 정부예산안 처리 실패…또 셧다운 위기

미니애폴리스 간호사 피살에 민주당 초강경 입장
공화당도 7명 이탈해 자금법안 부결

눈이 쌓인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회의사당. 2026.1.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연방정부가 또다시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기에 직면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상원은 29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DHS)를 포함한 6개 주요 정부 기관의 예산안 패키지에 대한 절차 투표를 실시했으나 찬성 45표, 반대 55표로 부결됐다.

민주당은 이날 표결에서 전원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도 의원 7명이 이탈 표를 던져 예산안 처리를 무산시켰다.

상원에서 여야가 오는 31일 0시 1분까지 극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연방정부 재량 지출의 약 75%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번 예산안 대치의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이를 집행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있다.

지난 주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이 보훈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37)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전국적인 분노를 촉발하며 정치적 뇌관을 건드렸다.

이 사건으로 ICE와 국경순찰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민주당은 예산안을 무기로 강력한 개혁을 압박하고 나섰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를 필두로 한 민주당 의원들은 DHS 예산안을 전체 패키지에서 분리하거나 ICE 요원들의 신원 확인 의무화, 마스크 착용 금지, 신체 카메라(보디캠) 장착, 영장 요건 강화 등 실질적인 통제 조항을 법제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토안보부를 제외한 국방·보건·교육 등 나머지 5개 부처 예산안은 즉시 통과시킬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하원을 통과한 DHS 예산안은 ICE의 일부 단속 작전 예산을 1억1500만 달러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민자 구금 실태를 감시하는 독립 기구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오히려 부처 내 감독 기능을 무력화하는 조항을 포함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다만 셧다운이 현실화해도 논란의 핵심인 ICE는 거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 ICE는 지난해 공화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법안을 통해 이미 수년간 운영이 가능한 750억 달러 규모의 막대한 예비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반면 셧다운이 발생하면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재난 복구 지원이 지연되고 교통안전청(TSA) 요원들이 무급으로 일해야 하는 등 다른 민생·안보 기관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현재 백악관과 상원 지도부는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견해차가 크다. 존 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사우스다코타)는 "협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합의안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하원이 내달 2일까지 휴회에 들어간 상태라 주말 동안의 단기 셧다운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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