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美 투자 안하면 반도체 100% 관세"…한국·대만 압박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 재차 압박…향후 협상서 '관세 면제혜택' 쟁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을 향해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100%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주 시러큐스 인근 마이크론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러트닉 장관은 "메모리를 생산하려는 모든 이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산업 정책"이라고 발언했다.

러트닉 장관이 특정 기업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대만과의 무역협정에 명시된 잠재적 관세가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러트닉 장관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도 대만과 무역협상 결과를 설명하며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그런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관세는 100%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포고문을 통해 '1단계 조치'로 이날부터 첨단 컴퓨팅 칩에 제한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협상을 진행한 뒤, 2단계 조치로 반도체 전반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로이터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이 아닌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전날 대만과의 무역 합의에서 대만 기업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설할 경우, 건설 기간에는 계획된 생산능력의 2.5배까지 관세를 면제하고, 초과 수입분에는 우대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 완공 이후 반도체 무관세 수입 한도는 신규 생산 능력의 1.5배까지로 줄어든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무역협상 결과 반도체 관세에서 사실상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합의한 만큼, 추후 한미 협상에서 대만과 합의한 내용과 동등하거나 그보다 나은 수준의 관세 면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 제시될지는 불확실한 부분이 많아 현 단계에서는 예측이 쉽지 않다고 정부 및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관세 적용 제외 혜택을 빌미로 한국 기업에 미국 내 생산시설 추가 확대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