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변서도 "이란 대규모 폭격, 정권붕괴 대신 확전 우려"

참모들 "이란 보복시 더 많은 군사력 동원해야"
트럼프, 최종 결정 유보한 채 '전력 배치' 주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정부를 무너뜨릴 가능성보다 오히려 광범위한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복수의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다수의 미국 관리와 중동 파트너는 대규모 폭격으로는 이란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이 낮다고 트럼프에게 말했다. 또한 소규모 공격의 경우 시위대의 사기를 진작 시킬 순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정권의 탄압을 막진 못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보좌진도 이란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면 이란의 보복에 대비해 역내 미군과 이스라엘 같은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군사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는 최종적인 결정은 내리지 않은 채 대규모 공격 명령이 내려질 경우를 대비해 군사 자산을 배치할 것을 주문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남중국해에 배치된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비롯한 항모 전단을 중동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해가 시작하면 약 일주일 후 중동에 도착하게 된다.

미국과 중동 관리들은 군사력이 중동으로 이동하는 동안 트럼프가 결정을 보류한 채 시간을 끌고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한 카타르 관리는 미국이 전면 공세를 준비하는데 "5~7일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백악관 내부 논의는 트럼프가 설정한 이란 시위대 대량 학살 불허 목표를 실제로 관철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드러낸다고 WSJ은 짚었다.

트럼프는 이란 반정부시위 유혈진압에 미국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지난 13일엔 트루스소셜을 통해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여러분의 기관을 장악하라"며 "지원이 곧 도착할 것(HELP IS ON ITS WAY)"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찬·반은 엇갈린다.

트럼프의 측근인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저는 (공격이) 더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며 "현 정권의 시대는 끝나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은 11일 ABC 뉴스에 출연해 "어떤 나라를 폭격하면 사람들은 자국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이 와서 우리를 폭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정반대의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은 튀르키예와 카타르·아랍에미리트·오만 정부에 전화를 걸어 공격받으면 역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한 외교관은 말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카타르에 있는 대규모 미군기지다. 이란은 지난해 6월 미국의 핵 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곳을 공격한 바 있다. 미국은 예방 차원에서 일부 병력을 기지에서 철수시켰다.

중동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수 있는 만큼 튀르키예와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의 미국 동맹국들도 트럼프에게 이란 공격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