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반구 집착하다 中에 세계 헌납한다…'돈로주의' 세기적 오판"

18C 중·러, 유라시아 초원 집착 할 때 英, 증기기관 개발하며 앞서가
19C 유럽이 아프리카 쟁탈전 벌일 때 美는 전기화·대량생산 발명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서반구(미주 대륙) 패권 회복'에 두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침은 "궁극적으로 중국에 이득"이 될 뿐 아니라 "과거 강대국들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미국의 저명한 중국·국제전략 전문가가 진단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아시아 연구 선임 펠로인 러쉬 도쉬는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요새 아메리카(Fortress America)'는 날로 커지는 중국의 힘에 맞서 그 어떤 안식처도 제공하지 못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18세기에 중국과 러시아는 유라시아 초원에서 영향권을 좁게 구축하는 데 집착했지만, 영국은 증기기관을 완벽하게 다듬으며 세기를 지배"했고, "19세기에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쟁탈전에 몰두하는 동안, 미국은 전기화와 대량 생산을 발명하며 도약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통치하고 그린란드를 점령하려는 데 에너지를 분산시킬 위험을 안고 있지만, 중국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양자 컴퓨팅, 생명공학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구매력(PPP) 기준으로 미국보다 약 30% 더 크고, 산업 기반은 두 배, 전력 생산량도 두 배"라면서 "전기차와 차세대 원자로 같은 신기술 분야에서도 선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항생제에서 희토류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점점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주 대륙을 지배하는 것은 이러한 흐름을 바꾸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서구권은 세계 인구의 약 13%만을 차지하며, 세계 경제와 제조 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주 우선 정책이 아시아에 대한 자원 투입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면, 이는 나쁜 거래이며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경제적으로 역동적인 지역을 베이징의 영향권 아래로 넘겨주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은 기술적으로 중국에 뒤처지고,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군사적으로 패배할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결과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쉬는 "미국이 중국의 압도적 규모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내에서 미국의 힘을 재건하고, 해외에서 동맹국의 집단적 힘을 활용해 '동맹 규모(allied scale)'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미주 우선주의(Americas first)'에 대한 집착은 이를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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