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러시아 그린란드 두고 21세기판 삼국지(종합)

그린란드 전경. 2024.04.23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이 그린란드 합병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중국은 이에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 비해 러시아는 오히려 내심 환영하고 있는 등 그린란드를 두고 미국-중국-러시아가 21세기판 삼국지를 쓰고 있다.

일단 미국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그린란드를 합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북극 항로 시대에 그린란드가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한 것은 물론, 지하에 희토류 등 대규모 자원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발견된 희토류 광산 중 일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에어포스 원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국가 안보를 고려할 때, 그린란드가 매우 필요하다”며 “불행하게도 그린란드는 중국과 러시아 함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1.06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이후 카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그린란드 획득을 북극 경쟁자를 억제하기 위한 국가 안보 최우선 순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이에 중국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 비해 러시아는 침묵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의 이익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중국도 그린란드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 항로가 개척되고 있는 가운데, 그린란드는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북극 실크로드’ 개념을 도입하며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권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스스로를 "근(近) 북극권 국가"라고 칭하며 북극 내 자원 사용과 해상 노선 개발 권리를 주장했다.

특히 중국은 북극 해빙으로 아시아와 유럽 간 짧은 항로가 열리면서 새로운 해운로를 개척하는 것에 혈안이 돼 있다. 실제 중국은 2025년 9월 유럽으로 가는 첫 북극 항로를 개통, 중국~유럽 운송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특히 중국의 유럽연합(EU) 수출이 2025년 전년 대비 8.1% 증가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어 새로운 북극 항로는 중국의 대유럽 무역에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의 그린란드 장악 시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비해 러시아는 침묵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의 앞마당인 북극해에 미국이 진출하는 것에 대해 중국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5.12.29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그런데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북극해 해안선의 53%를 차지하는 가장 큰 북극 국가며, 이 지역에서 이미 지정학적, 전략적 이익을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는 미국이 그린란드에 진출해도 북극해에서 러시아의 핵심 이익이 침해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이 유럽-미국 안보 공동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분열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근본 원인은 NATO의 동진 위협 때문이다.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으로 NATO가 분열하면 러시아는 최대의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오히려 미국의 그린란드 무력 합병을 내심 바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