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안마당인데 아예 갖겠다는 트럼프…그린란드 집착 숨은 의도

美-덴마크 1951년 방위협정…그린란드내 광범위한 군사활동 가능
'협력 확대'도 귀찮다는 인식 깔려…"풍부한 지하자원 욕심"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의 피츠버그 지역에 설치된 피투픽 우주 기지. 2023.10.04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을 안보 우려로 포장하고 있지만 속내는 그린란드 광물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미 미국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방위조약이 체결되어 있는데, 매입이나 심지어 군사적 옵션 사용까지 언급하는 이유가 자원을 독점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국가 안보 상황 때문에 그린란드가 필요하다. 매우 전략적인 곳이다. 지금 그린란드 곳곳은 러시아와 중국 배들로 뒤덮여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북미 대륙의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동부 주요 도시에서 8~12시간만 비행하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NYT에 따르면 미국과 덴마크 간의 냉전 시대 협정에 따라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서 광범위한 군사 활동권을 누리고 있다. 전쟁 후 미국은 여러 기지를 운영했으나 현재는 피투픽 우주기지 하나만 남아 북극을 넘어오는 미사일을 추적한다.

하지만 이 협정은 미국이 그린란드 전역에 군사 기지를 "건설, 설치, 유지 및 운영"하고, "인력을 주둔"하며, "선박, 항공기 및 수상 선박의 착륙, 이륙, 정박, 계류, 이동 및 운항을 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코펜하겐 소재 덴마크 국제연구소의 연구원인 미켈 룬게 올레센은 "미국은 그린란드에서 매우 자유로운 권한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이 이미 갖고 있는 권한을 쓰는 게 아니라 매입 등 완전한 병합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다. 1946년 덴마크는 트루먼 행정부가 1억 달러 상당의 금으로 그린란드를 사겠다는 매입 제안을 거절했다.

그사이 자치권 확대로 이제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팔 권한이 없으며, 5만7000명 그린란드 주민은 지난해 조사에서 85%가 미국 인수에 반대했다. 옌스-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도 "우리나라는 매물로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근 미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영토 확장에 자신감을 보이며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최근 "미국은 이미 1951년 방위협정을 통해 그린란드에 광범위한 접근권을 갖고 있다"며 병합 위협 중단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협정을 빌미로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점령을 시도한다면 합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2004년 개정된 덴마크와의 방위협정은 그린란드를 덴마크 왕국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명시하고, 미국이 군사작전을 크게 변경할 경우 덴마크와 그린란드와 협의하도록 규정한다.

덴마크 국방전문가는 "미국이 합리적 요청을 하면 항상 승인받는다"며 사실상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식 요청이 없고 협박만 일삼기에 덴마크의 국방전문가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트럼프 측근들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전략적 위치뿐 아니라 얼음 아래 매장된 핵심 광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미국이 섬을 소유하지 않아도 투자 협력이나 사업계약을 통해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점령하거나 인수하려고 하는 것은 덴마크 및 그린란드와 협의만 하면 되는 기존 협정조차 귀찮아 무시하는 트럼프식의 과시인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누구와든 사업할 의향이 있다"는 게 그린란드의 입장이지만 미국은 중국과 유럽 등과의 경쟁을 원치 않아서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