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보다 살림살이 걱정"…마두로 체포에 냉랭한 美유권자들
고물가·양극화로 신음하는 美경제…민주 "생활비 문제 해결" 공세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참 매력적이네요. 딱 제가 투표한 이유군요.
아이다호에 사는 딜런 모클리(38)는 지난 2024년 대선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해결을 기대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그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뒤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듣고 이같이 비꼬았다.
모클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에 더 많은 돈을 쓰는 대신 미국 내 물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4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공습을 복잡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유세에서 불법 이민을 막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여 국내 제조업을 활성화해 소비자 물가를 낮추고 미국 노동자들의 고용 상황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관세 부담액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시작됐고, 지난해 11월 실업률은 4.6%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 시장은 활황이지만 소비 심리는 최악으로 남으며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유권자 70%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에 반대했다. 생활비 부담 등 경제 문제를 가장 큰 관심사로 여기는 일부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미국을 또 다른 분쟁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공화당은 이번 베네수엘라 군사개입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 개입으로 남부 국경의 마약유입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베네수엘라의 유전 개발권을 확보해 국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2014년 생산량 하루 300만 배럴 수준을 달성한 뒤 연간 생산량이 60% 이상 감소한 상태다. 열악한 인프라와 불확실한 정치 환경 탓에 생산량 증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의 우선순위인 '경제 문제'를 놓치고 있다며 공세를 가하고 있다. 2028년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루벤 가예고 상원의원(민주·애리조나)은 "대통령은 집중력을 잃고 자신이 하지 않겠다고 했던 일, 우리를 더 많은 전쟁에 연루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험 부담이 큰 대외 군사개입을 실행했다며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군사개입과 동시에 경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웨스 앤더슨은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두고 "상황이 나빠지면 파장이 엄청나겠지만, 우리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외교적 성과는) 이번 선거의 핵심 요인, 즉 평균적인 미국인들이 경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wl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