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 공습 비판하는 서방 언론…"노골적인 제국주의 회귀"

NYT "불법적이고 현명하지 못한 처사…사태 더 악화시킬 수도"
WP "라틴 아메리카서 미국의 정권 교체 위협 부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미국 마약단속국(DEA) 본부에서 DEA 요원들에 의해 이끌려가고 있다. 2025.1.3 ⓒ AFP=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미국으로 송환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불법적이고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NYT는 "마두로가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이며 최근 수년간 서반구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마두로에게 연민을 느낄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미국 외교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아무리 혐오스러운 정권이라도 이를 축출하려는 시도가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의 행동에 대한 아직 일관된 성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미국을 국제적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의회의 승인 없이 이뤄진 그의 행동은 미국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이유로 내세운 '마약 테러리스트 제거'에 대해 "역사적으로 각국 정부는 경쟁국 지도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으며 군사 침공을 치안 작전으로 정당해왔다"며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펜타닐이나 기타 마약의 주요 생산국이 아니며 생산되는 코카인의 대부분도 유럽으로 흘러간다. 이번에는 이러한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베네수엘라 공습으로 라틴 아메리카에 미국의 정권 교체 위협이 다시 드리워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WP는 "이번 베네수엘라 공격은 미국이 남미 정부를 상대로 감행한 최초의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공개적인 군사 타격"이라며 "미국의 적과 동맹국 모두에게 미국의 군사적 위협은 현실이 됐다"고 평가했다.

브라질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의 올리버 슈텐켈 국제정치 분석가는 WP에 "현대 남미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 중 하나"라며 "미국은 불분명한 명분으로 남미 국가를 군사적으로 공격했다는 사실 만으로 이제 가장 큰 안보 위협이 됐다"고 말했다.

한 남미 고위 외교관은 "미국의 힘이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 원하는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이는 모든 종류의 국제법을 완전히 파괴하고 서반구 전체에 미국에 대한 반감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도 '노골적인 제국주의: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개입은 과거로의 회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는 지난 200년 동안 남미·중미·카리브해에서 이어져 온 개입의 긴 역사와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템플대학의 역사학 교수인 앨런 맥퍼슨은 가디언에 "미국의 행동은 과거의 많은 작전들과 맥을 같이 한다"면서도 "1989년 이후 이런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순전한 군사력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에서 정치적 결과를 얻어내는 이 노골적인 제국주의 시대는 21세기에는 끝났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