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美명품 백화점 체인 삭스, 파산신청 준비

명품소비 둔화·니만 마커스 합병 후 부채상환 못해

미국 시카고의 삭스 피프스 애비뉴 매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명품 백화점 체인 삭스(Saks) 글로벌이 연방 파산법 제11조(파산 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삭스는 30일까지 지급해야 하는 1억 달러(1450억 원) 이상의 채권 이자를 내지 못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삭스는 현재 채권단과 파산 절차를 위한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 중이다.

100년 역사의 미국의 명품 백화점 체인 중 하나인 삭스피프스애비뉴의 모기업 허드슨스베이컴퍼니(HBC)는 지난 2024년 니만 마커스를 27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에 인수해 백화점 그룹 삭스 글로벌을 세웠다. 명품시장 둔화와 오프라인 점포의 영향력 감소라는 도전에 맞서기 위한 승부수였다.

삭스의 '라이벌 백화점' 니만 마커스는 1970년대 뉴욕 백화점 버그도프굿맨을 인수하면서 최고급 백화점 브랜드로 자리 잡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 2020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삭스 글로벌은 이들 백화점 체인을 거느리며 비용을 효율화하고 부유층 고객을 유지할 수 있는 거대 백화점 소매 기업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통합 법인의 부채 부담은 삭스가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년간 삭스는 베벌리 힐스 부동산 매각 등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를 시도해 왔다. 또 니만 마커스와 합병 당시 인수한 버그도프 굿맨의 지분 49%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해 왔다.

지난 6월에는 채권자들로부터 6억 달러(약 87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해 부채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또 납품업체 대금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자, 일부 업체들이 물건 공급을 중단하면서 판매상품 부족과 매출 감소 문제가 심화했다. 이러한 갈등은 노드스트롬과 블루밍데일스 등 경쟁 백화점 대비 삭스의 입지를 약화했다.

지난해 삭스는 백화점에 입점 업체들을 대상으로 연체된 대금을 분할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신규 주문에 대한 대금 결제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90일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급업체들의 반발을 샀다.

삭스의 파산 신청이 이뤄진다면 팬데믹 이후 가장 주목받는 백화점 파산 사례가 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