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활비전쟁③] 맘다니 뉴욕시장의 사회주의 경제 실험 주목
'감당가능한 뉴욕' 목표…무상버스·임대료 동결 등 파격정책 추진
"고물가 핵심 꿰뚫어" 평가 속 "재원 등 비현실적" 우려도 공존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34세의 젊은 무슬림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부 미국 뉴욕을 이끄는 시장에 1일(현지시간) 취임했다. 1960년대 이후 최다인 110만 표를 받아 당선된 맘다니가 뉴욕 지휘봉을 잡게 된 비결은 거창한 경제 담론이 아니었다.
"삶을 감당 가능하게 만들겠다(Make NYC Affordable)"는 집요할 정도의 생활 밀착형 공약이다. 기존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생활비 문제를 젊고 에너지 넘치는 지도자가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감당 가능한 생활비)를 전면에 내세운 맘다니의 핵심 공약은 임대료 동결, 보편적 복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추려진다. 현재 뉴욕의 물가는 '시장 자율'에 맡기기엔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하에, 공공이 개입해 최소한의 생존선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주의원 시절 이미 뉴욕 5개 자치구의 주요 버스 노선을 무료화하는 시범 사업을 주도했다. 시범 사업 결과 평일 이용객은 30%, 주말은 38% 늘었다. 단순히 이동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의 실질 소득이 늘어나는 경제적 구호 효과가 입증됐다는 평가다. 또 요금 시비가 사라지며 버스 기사에 대한 폭행 사고가 40% 가까이 급감하며 공공 서비스의 무료화가 사회적 안전을 높이는 효과도 확인됐다.
또 맘다니는 뉴욕의 약 100만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의 임대료를 4년 동안 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700억 달러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20만 가구의 공공 주택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수천 명의 뉴욕 청년들이 월세를 내기 위해 두세 개의 아르바이트를 뛰며 인생을 포기하고 있다. 이들을 구제하는 것이 뉴욕의 미래를 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생후 8주 영아부터 모든 뉴욕 어린이에게 '무상 보육'을 제공하고 최저임금도 시간당 30달러로 인상해 노동자의 주머니를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재원 마련을 위해 '부자 증세'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 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2%의 추가 세율을 적용해 생활비 경감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파격적 공약에 청년과 저소득층은 열광했지만 맘다니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부동산 업계와 보수 진영은 "시장 경제를 파괴하고 뉴욕을 파산시킬 것"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특히 임대료, 교통비, 임금이라는 가격을 통제한다고 해서 물자부족이라는 본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적한다.
미국의 경제 격월지 리즌은 맘다니의 정책이 시장 가격신호를 왜곡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일종의 신호인데 이러한 가격을 강제로 억제하면 결국 물자 부족과 서비스 저하라는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리즌의 피터 수더먼 편집장은 "임대료를 동결하면 건물주는 수리비를 아낄 것이고, 결국 뉴욕의 주택 환경은 슬럼화될 것"이라며 "최저임금 30달러는 소상공인들을 줄도산으로 몰아넣을 위험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또 무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수조 원의 재원은 뉴욕 주정부와 연방 정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도파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민주당)와의 관계는 여전히 껄끄럽고, 예산 지원권을 쥐고 있는 워싱턴의 분위기도 우호적이지 않다.
맘다니를 보는 시각은 희망과 공포가 공존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맘다니가 뉴욕의 고질적인 물가 문제를 정확히 진단했다고 평가했지만 자유 시장주의 매체인 리즌은 그의 정책이 뉴욕을 실패한 사회주의 정책의 실험실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