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자 186만 명 급감은 통계 착시… 실상은 최대 62만 명 수준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최근 미국 내 이민자 인구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정부 통계가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밝혔다. 이민자들이 정부 조사를 기피하면서 발생한 '통계적 착시'라는 지적이다.

29일(현지시간) 세인트루이스 연은 연구팀은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2025년 1월부터 11월 사이 미국 내 이민자 인구 감소 폭이 12만3000명~62만7000명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 통계청의 가계조사(CPS)가 집계한 186만 명 감소와 비교해 최대 150만 명 이상 차이가 나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격차의 원인으로 '설문 응답률의 급락'을 꼽았다. 조사 결과, 해당 기간 시민권이 없는 이민자들의 설문 참여율은 태생적 미국인이나 귀화한 시민권자보다 약 10%포인트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연구팀은 "이민자들이 실제 나라를 떠난 것이 아니라, 정부의 데이터 수집에 경계심을 느껴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CPS 데이터상 이민자 인구가 186만 명 줄어드는 동안 미국 태생 인구가 380만 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 점도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연구팀은 고용 데이터를 역산해볼 때, 이 정도의 인구 변화가 사실이라면 실업률이 현재보다 훨씬 낮거나 고용 시장이 심각하게 과열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은 미국 내 이민 정책 변화와 단속 강화 분위기 속에서 정부 통계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실제 노동력 공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더 정밀한 데이터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