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금융시장 흔든 3대 변수는 관세·인공지능 그리고 이것

WSJ 분석…"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로 탈미국 현상 뚜렷"
AI 주도 시장, 빈곤층과 부유층 격차 벌어지는 'K자형 증시' 현상 낳아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5년 한 해 동안 세계 금융시장은 관세와 인공지능(AI),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이라는 세 가지 변수로 크게 흔들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선임 마켓 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28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투자자들이 가장 큰 수익을 거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매킨토시는 시장을 뒤흔든 첫 번째 변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많은 투자자가 미국 대선 이후 감세와 규제 완화를 기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와 이민 문제에만 집중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따라 시장이 급락과 급반등을 반복하며 혼란상을 보인 것이다.

두 번째 변수는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이 낳은 '아부사'(ABUSA) 현상이었다. ABUSA는 미국만 빼면 어디든(Anywhere But USA)이라는 뜻으로, 투자자들의 탈미국 현상을 뜻한다.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독일의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유럽 증시는 배당금을 포함해 달러 기준 36% 급등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상승률인 19%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마지막으로 올해 시장을 지배한 건 AI 투자 광풍이었다. AI 관련 주식 가격은 비싼 수준을 넘어 비상식적인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수익 창출이 가능한 현실적인 AI 기술주로 관심이 옮겨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는 4월 저점까지 21% 하락했다가 10월 고점시 25%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AI가 시장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증명했다.

이런 AI 주도 시장은 부유층과 빈곤층의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경제'와 유사한 'K자형 증시' 현상을 낳았다. 거대 정보통신 기업들의 주가는 고공 행진했지만 달러 약세를 감안하면 S&P500의 평균적인 주식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

2026년을 앞둔 지금 시장은 올해와 동일한 질문에 직면해 있다고 매킨토시는 진단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백악관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인플레이션과 경제 회복세가 지속될지, 현재 관세 정책이 유지될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적법한가에 대한 미 연방대법원 판결이 내년에 예정돼 있어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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