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펜스 싱크탱크, 親트럼프 헤리티지재단 직원 대거 영입

펜스 "반유대주의 용인·관세 지지 등 반대해 헤리티지 이탈"
트럼프 2기 브레인 역할하던 조직…"마가 진영 분열 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2020.11.0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싱크탱크 '미국 자유 증진'(AAF)이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핵심 인력을 영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분열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AAF가 헤리티지 재단의 법률·경제·데이터팀에 소속된 직원 15명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 관계인 펜스 전 부통령은 합류한 직원들이 헤리티지 재단과 다른 보수 진영에서 반유대주의를 용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세 정책을 지지한 이유로 떠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헤리티지 재단이 우크라이나 지지를 중단하는 등 "일부 고립주의적 요소"를 수용했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지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AAF 대변인은 "앞으로 몇 주 안에 (헤리티지) 직원들이 더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앤디 올리바스트로 헤리티지 재단 최고발전책임자는 AAF에 합류한 일부 직원들이 "헤리티지의 사명과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으로 해고됐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재단은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프로젝트 2025'라는 이름의 정책 제안서를 내놨고, 이중 상당수가 행정부 정책에 반영돼 트럼프 행정부의 '브레인'으로 여겨진다.

반면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펜스는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부하면서 친트럼프 진영으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최근 강경한 친트럼프 성향인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 재단 회장은 우파 논객 터커 칼슨이 백인 민족주의·반유대주의 성향의 닉 푸엔테스와 인터뷰한 것을 옹호하면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한 반발로 이사회 구성원 3명이 사임하자 그는 결국 사과해야 했다.

WSJ는 "2029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 미국 보수진영의 각 단체가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