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센터 이어 전함에도 트럼프 이름…"자기애 점입가경"
美해군 '황금함대' 구상 공개행사서 '트럼프급' 명명
전함에는 州 이름, 항모엔 전직 대통령 이름이 관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해군의 새로운 '황금 함대' 구상의 핵심인 신형 전함 건조 계획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따 '트럼프급'(Trump-class) 전함으로 명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상 건조된 어떤 전함보다 100배는 더 빠르고 강력할 것"이라며 최종 25척에 이를 새로운 트럼프급 전함 건조 계획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트럼프급 전함은 3만~4만 톤 규모로 현존 미 해군 구축함보다 훨씬 크다. 선도함인 1번함 이름은 'USS 디파이언트'(USS Defiant)로 정해졌다.
동석한 존 펠런 해군 장관은 "트럼프급 USS 디파이언트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치명적이며, 가장 다재다능하고, 가장 아름다운 전함이 될 것"이라며 "전함이 수평선 너머로 나타나면 적들은 미 해군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과거 전함(battleship)급 군함은 대개 미국의 주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며 "하지만 트럼프는 이미 수많은 호텔과 골프 클럽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데 이어 비평가들이 말하듯 과도한 자기애적 행태(a narcissistic spree)를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 과거 운용됐던 아이오와급 전함 등이 주(州)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항공모함의 경우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례이긴 하지만 이 경우에도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따른다. 지난 1월 미 해군은 향후 건조될 두 척의 항공모함에 각각 USS 윌리엄 J. 클린턴과 USS 조지 W. 부시라는 이름을 붙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미국평화연구소'로 바꾸었다. 지난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악한 문화센터 존 F. 케네디 센터 이사회에서 센터 이름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직후 건물 외벽에 트럼프 이름을 추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트럼프급 전함 구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의 곳곳에 자신의 이미지를 집어넣으려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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